|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두드러지면서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졌다.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시총 비중은 30.94%로 2009년 4월 27%대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기 직전인 2020년 2월 외국인의 시총 비중은 39%였지만 2020년 3월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지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소유 지분율 역시 21%에서 18%대로 낮아졌다.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의 외국인 지분율도 6년 만에 50% 이하로 떨어졌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9.79%로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은 올 들어 삼성전자를 8조7665억원어치를 덜어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5거래일 연속 하락해 5만7400원까지 하락했다.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 셀트리온(068270) 등도 최근 외국인 보유 비중이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가 외국인의 주식 매도 압력을 높이고,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다시 환율을 상승시키는 악순환도 반복되는 모양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도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 투자할 유인은 더 옅어지고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 하락과 이익 모멘텀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국내 증시 투자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환차손을 감내하면서 주요국 대비 이익 모멘텀마저 부진한 국내 증시에 비중을 확대할 이유가 크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