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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배터리 광물 확보전' LG엔솔, 리튬 추가 공급처 확보

경계영 기자I 2021.06.29 16:45:25

호주 광물업체와 장기구매계약 '첫발'
삼성SDI·SK이노·포스코도 원료 확보
전기차 시장 성장에 선제적 대응 나서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전기자동차와 함께 배터리(이차전지) 성장세가 점쳐지면서 배터리에 필요한 원료인 광물을 확보하려는 배터리업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리튬 공급처를 추가로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포스코 등도 광물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중대형 파우치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수산화리튬 공급처 확보 임박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 광물업체 인피니티리튬(Infinity Lithiu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구속력이 없는 MOU긴 하지만 MOU에 따라 1년 안에 양사가 장기구매계약(offtake agreement)을 체결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1만t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공급 받는다. 기간은 5년이지만 계약을 5년 더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소재의 핵심 원료로 전기를 생성·충전하는 역할을 맡는다. 노트북, 모바일 등 IT기기에 주로 쓰였던 탄산리튬에 비해 수산화리튬은 녹는 점이 낮고 니켈 등과의 합성에 유리해 전기차 등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배터리에 쓰인다.

이와 더불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120억원을 들여 호주 제련기업 퀸즈랜드퍼시픽메탈(QPM) 지분 7.5%를 인수했다. 2023년 말부터 10년 동안 니켈 7000t·코발트 700t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말엔 세계 2위 리튬업체인 칠레 SQM과 8년 동안 리튬 5만5000t을 공급 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선 니켈 채굴부터 양극소재·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합작공장 설립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SK이노도 확보 나서…포스코도 그룹 차원 지원

LG에너지솔루션만이 아니다. 삼성SDI(006400)는 지난해 11월 QPM의 테크(TECH) 프로젝트에 참여해 3~5년 동안 연간 6000t 규모의 니켈을 공급 받는 MOU를 체결했다. 특히 삼성SDI는 2019년 삼성전자와 ‘지속가능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프로젝트’를 개시한 데 이어 연초 배터리업계에서 유일하게 ‘심해저 광물 채굴 방지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등 광물을 구하는 과정에도 윤리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2019년 호주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황산 코발트·니켈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딩업체 스위스 글렌코어와 코발트 장기 구매계약을 맺었다.

최근 소재 확보에 적극 나선 또 다른 기업은 그룹 핵심사업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육성하는 포스코(005490)다. 양·음극소재를 생산하는 데서 나아가 원료까지 확보해 밸류체인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2018년 호주 필바라미네랄스(Pilbara Minerals)로부터 리튬을 연간 4만t 생산할 수 있는 리튬 정광을 장기 구매한 데 이어 같은해 3300억원을 투자해 아르헨티나 염호를 사들였다. 지난해 측정 결과, 염호 내 리튬 매장량은 1350만t으로 추정된다. 리튬 생산법인인 포스코리튬솔루션도 설립해 광양 율촌산단에 4만3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착공했다. 음극소재 원료인 흑연 광산을 보유한 호주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도 확보했다.

포스코가 투자한 아르헨티나 리튬 데모플랜트 전경. (사진=포스코)
이같은 움직임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있다. 블룸버그NEF는 2040년 유럽 내 전기차 판매 점유율이 90%에 육박하고 북미, 중국 등에서도 7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와 함께 배터리 수요도 큰 폭으로 늘면서 많은 원료가 필요하고, 원료부문 투자와 배터리 재활용 등이 필수적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해 배터리에 들어가는 필수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확보하고자 장기구매계약과 업체 지분 투자, 광산 투자 등 여러 방안 등이 검토된다”면서도 “원료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보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역별 전기차 판매 점유율 전망치. (자료=블룸버그N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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