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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6조 5000억원을 투자한 화성 EUV(극자외선) 전용라인을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EUV는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100년 기업으로 만들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핵심 ‘초격차’ 기술이다. 파운드리에서 TSMC를 넘어서기 위해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에 세계 최초로 도입한 EUV를 기반으로 팹리스 세계 1위 퀄컴은 물론 인텔, AMD, 애플 등 초미세공정이 필요한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모바일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이미지센서(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반도체)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PMIC(전력반도체) 등에서 세계 1위에 오르고, 인공지능(AI)을 구현할 NPU(신경망 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선전포고’는 각 분야 글로벌 강자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는 이종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CPU(중앙처리장치)와 GPU의 최강자인 인텔과 엔비디아가 완성차업체들과 손잡고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반도체 중심의 전장(전자 장비)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TSMC도 5G 및 차량용 반도체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현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회장)은 “메모리 시장은 10년 뒤엔 현재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빅3’ 과점 체제가 무너지고 중국이 절반을 차지할 수도 있다”며 “반도체는 승자 독식이다. 이종 간 싸움에서 살아남으려면 메모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시스템반도체도 빼앗아 와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