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제재에 메모리 영향없어..이재용 출장 `고객사 불안감 해소` 목적

양희동 기자I 2019.07.11 16:37:22

메모리용 PR 등 소재..제재 이후도 정상 수입
EUV용 PR도 삼성이 투자한 美인프리아서 생산
이재용 부회장, 한일관계 악화 현지 우려 불식 주력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제재가 일주일이 지났지만, 우리 수출 주력 상품인 메모리 소재는 정상적으로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 한국이 수입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의 북한 유입 가능성을 거론한 가운데, 군사용이 아닌 민수용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은 곧 재개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삼성전자(005930)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세계 1위 달성을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EUV(극자외선) 공정용 일본산 포토레지스트(PR)의 수입 재개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미국 업체를 통한 물량 확보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일본 출장은 반도체 소재 확보보다는 현지 공급업체 동향 파악과 대형은행 등 현지 경제계와의 관계 악화 차단이 목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日제재는 EUV용PR에 국한…메모리 타격 아직 없어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 지난 4일부터 수출 제재에 들어간 PR은 ‘13.5nm’(나노미터·10억분의 1m)인 EUV용은 포함됐지만 메모리 반도체에 쓰이는 KrF(불화크립톤·248㎚), ArF(불화아르곤·193㎚) 등은 제외돼 수입이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일본 정치권에서 한국에 수출한 에칭가스의 북한 유입설이 제기된 것과 관련,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민수용 반도체 소재 수출을 조만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한국과 일본 양측은 이번 수출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12일 오후 도쿄에서 과장급 실무자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일본 내에서도 소니 계열사인 VAIO(바이오)등 PC업체들을 중심으로 메모리 수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 추후에도 관련 소재 수출을 제재하긴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의 수출 제재로 한국이 세계 시장의 50~80%를 장악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산업의 심각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제 제재는 사실상 EUV에 한정돼 메모리 분야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병국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약 3개월이 걸리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서 재고 소진 이전에 소재 공급이 재개된다면 심각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Y 日출장…소재 확보 아닌 현지 불안감 해소 목적일수도

일본이 우리의 수출 주력 상품인 메모리가 아닌 EUV용 PR을 제재 목록에 포함 시킨 것에 대해선 전문가들 사이에서 해석이 엇갈린다.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을 방해하는 움직임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EUV용 PR를 일본 아닌 다른 업체서도 공급받을 수 있어 앞서 나간 해석이라는 것이다.

우선 일본이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핵심인 EUV를 표적으로 삼아, 이미지센서(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반도체) 등 자국이 우세한 시스템반도체 영역을 지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 출신인 양향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일본의 소재 수출 제한은 현재의 메모리보다 미래인 비메모리를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EUV용 PR이 JSR 등 일본 소재업체 뿐 아니라 미국·영국 등에서도 충분히 공급 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국내 EUV 분야 선구자인 안진호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JSR이 EUV용 PR을 생산하고 있지만 최고의 기술이라고 할 순 없고 다른 방식의 PR을 미국 인프리아(Inpria) 등도 공급할 수 있다”며 “인프리아는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이 함께 지분 투자를 한 소재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긴급 일본 출장도 반도체 소재 재고 확보가 목적이 아닐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일본이 수출 제재를 한 품목들이 당장 공장 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다 현지에서 소재 업체가 아닌 대형은행 관계자 등을 만나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한·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의 총수로서 일본 거래선과 경제계의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장을 떠났을 것”이라며 “청와대 간담회에 불참한 이유도 간담회의 성격이 일본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여서 참석할 경우 일본 측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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