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당]與野 "한국당, 반성부터"…바른정당은 온도 차

유태환 기자I 2017.11.03 18:39:08

홍준표 한국당 대표 3일 저녁 朴 제명 결정
與 "전형적 뒷북대응…정략적 계산서 비롯"
국민의당 "홍준표, 朴 버리기 비정함 느껴"
바른정당은 "진심 모르겠다" 미묘한 입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한국당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을 공식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정치권은 3일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전(前) 대통령 출당조치에 대해 한목소리로 “전형적 뒷북대응”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사법처리 절차에 꼬리자르기를 하지 말라고 지적한 것이다.

다만 일부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 뒤 한국당과 통합을 모색하는 바른정당은 미묘한 온도 차를 나타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을 지루한 공방과 논란 끝에 결정했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이 국정농단 책임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정치권의 이합집산이라는 정략적 계산에서 비롯됐다”고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한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로 국민을 기망했다”며 “한국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국정농단을 감쌌던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기고백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히 박근혜 청와대의 불법과 위법 행위에 대한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물타기하지 말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반성과 더불어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것이 정치판이라지만 홍준표 대표와 한국당의 박 전 대통령 버리기에 비정함을 느낀다”며 “그러나 지난 5년 간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과 공동정범이었음을 잊어버릴 국민이 있겠는가? 지난 정부 박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에 갔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진정으로 혁신하고 변화하길 원한다면,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돌이켜보며 국민께 진정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한국당은 국민이 원하는 검찰, 재벌, 언론개혁 등의 적폐청산에 대해 더 이상 정치보복 등을 운운하며 기득권 지키기를 중단하라.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반면 바른정당은 “진심을 모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당이 상처받은 보수층의 마음을 얼마나 읽고 있으며, 그 분들의 상처를 보듬는 몸부림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하고 있는지 아직은 그 진심을 모르겠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다른 당의 행정처리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정치적으론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 한참 된 오래전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당의 변화과정을 여의도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으로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 박 전 대통령을 제명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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