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다리 혼자 건넌 이인영…"결단할 시간 임박했다"(종합)

정다슬 기자I 2020.09.16 14:54:32

취임 후 첫 판문점 방문
"정기적으로 北연락하지만 무응답"에 "언제든 가능하도록 관리"
"北,대체적으로 군사합의 준수" 평가

16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경기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 도보다리를 둘러보고 있다. 2020.9.16 [사진공동취재단]
[판문점·서울 = 공동취재단,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6일 판문점을 찾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6일 “개성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격화됐던 관계를 진정하고, 상황을 유지했던 시간을 넘어서 새로운 탐색과 협력의 시간을 도모하는 시계추를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복귀할 것을 호소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찾아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더 큰 마음으로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을 향해 협력할 길을 찾아 나갈 결단을 해야 할 시간이 임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통일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판문점을 방문했다. 9·19 남북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 2주년을 앞둔 시점이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지 정확히 석 달이 되는 시점이다.

그는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를 방문해 유엔사령부 관계자들을 만나고 자유의집에서 남북직통전화 장비를 확인했다.

우리 측은 화·목요일마다 북한에 연락하고 있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무응답이라는 연락관의 설명에 그는 “응답이 없더라도 언젠가 통화가 재개되고 대화가 복원되는 시점 대비해 기계 상태 점검 등을 확실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께 심은 소나무를 보고 함께 걸었던 도보다리를 걸어보기도 했다.

남북 군사분계선(MDL)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을 때, 판문각에 난간에 있던 북한 병사들이 무슨 일이 있나 망원경을 돌려보며 이 장관의 모습을 바라보는 장면도 포착됐다.


(왼쪽)16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바라본 북한 병사들이 망원경을 통해 남측을 관찰하고 있다. (오른쪽)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6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북측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 민법과 국제법의 대원칙인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Pacta Sunt Sevanda)를 인용, 남북공동선언과 군사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

그는 “지금도 우리는 합의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상호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한 남북 간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입법과정을 통해 대북전단 문제를 풀고 있다. 한미합동군사훈련도 여러 제반사항을 고려해 조정해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북측도 나름대로 합의를 준수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공동연락소 폭파는 분명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이후 김 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 보류를 지시한 것은 더 이상의 긴장 고조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측은 우리 측 일부 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응해 재설치하려던 확성기를 철거하고 대남전단 준비도 중단한 바 있다”며 “작년 창린도에서 실시한 해안포 사격훈련이나 올해 5월 있었던 감시초소(GP)총격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북측은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판단이 한국정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미국 주한사령관도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남북 접경 상황은 차분하고 안정적이라면서 “일부 충돌이 있지만, 대체로 북한은 2018년 9월부터 포괄적 군사합의를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16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을 방문해 남북정상이 1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심은 소나무 앞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복귀할 경우, 국제사회 제재를 저촉하지 않는 범위에서 북한과의 교류를 하는 ‘작은 접근’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이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는 대로 판문점 견학과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을 재개하고, 판문점에서 소규모 이산가족 상봉도 제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추석 전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간적 여유는 많이 없는 것 같다”면서도 “북측에서 호응만 하면 바로 시행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작은 교역에 대해서는 “제재 상황도 고려할 부분이 있고 인도협력 분야에서 관계된 물품이라던가 기본적으로 비제재 물품은 작은 교역의 대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들은 이후에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역은 우리 일방적으로 할 문제가 아니기에 상대방과 대화할 기회를 통해서 구체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전에도 회사와 회사 간의, 개인과 개인 간 접근이 있다면 정부로서는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변함없는 의지를 강조했다.

북한이 수해 피해에도 외부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 장관은 “북측의 의지도 충분히 고려하고 반영해야 한다”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더 많이 가졌으니 도와주겠다는 의지보다는 생명공동체로서 상호 간 협력의 과정이 일상화되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해와 태풍의 피해를 넘어서 재해와 재난으로부터 우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조금 더 폭을 넓혀서 서로 협력할 방법들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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