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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사고 집회’에서 마이크 잡은 김훈 작가…“보이는 길로 가자”

손의연 기자I 2020.05.07 15:53:00

시민사회단체 7일 청와대 앞서 기자회견
"안전한 나라 만들기 17가지 제안"
김훈 "우리가 알고 있는 보이는 그 길로 가야"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원인 조사가 되지 않아 대책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에 이천 화재 같은 참사와 재난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가습기살균체참사전국네트워크 등 재난사고·산업재해 피해자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7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3주년(5월 10일)을 맞아 안전 사회를 위한 정책 과제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훈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을 쓴 유명 작가 김훈씨가 시민사회단체 집회에 참석해 안전 문제로 사망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7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 35개 시민사회단체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우리 사회는 재해와 참사가 왜 일어나는지 알고 있지만 그 보이는 길로 가지 않는다”라며 “빤히 보이는 길로 가자는 단순한 이야기를 이 자리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방향은 이미 수십년 전 다 나와 있으며 그 길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지난 2015년 1월1일, 그 전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 관련 특별기고를 통해 사회 안전망 문제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기고문에서 “세월호를 내버리고 가면 우리는 또 같은 자리서 빠져 죽는다”며 “사실의 힘에 의해 슬픔과 분노가 희망의 동력으로 바뀌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단체들은 정부에 17가지 제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크게 안전 총괄, 생활 안전, 일터 안전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안전 대책을 내놓았다. 안전 총괄 분야는 헌법이 생명·안전 기본권을 보장할 것과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집단 소송제도 도입, 피해자를 포함한 독립 조사 기구 구성 등을 포함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재난과 참사 피해자, 유가족이 가장 바라는 것은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아는 것”이라며 “재난참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피해자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독립 조사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생활 안전 분야에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과 가습기살균체 참사 같은 사건 발생 시 가해기업 책임을 강화할 것, 어린이 통학버스 카시트 장착 의무화 등 내용을 담았다. 또 과로사 예방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 일터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면담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지난 재난과 참사의 아픔을 교훈 삼아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있어 전 세계적 모범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라며 “코로나19 후속 대응에도 모범이 돼야 하며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대책이 소홀함이 없도록 챙겨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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