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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첫 금리인상 日…글로벌자금 어디로

양지윤 기자I 2024.03.19 17:35:20

8년만에 '금리있는 시대' 여는 일본
미·일 금리격차 축소시 자금이동 본격화
WSJ "천천히 움직이는 쓰나미' 될 것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장기 금리를 억제하기 위한 무제한 국채 매입 정책을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을 사들이는 제도도 중단했다. 일본은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으로 이번 금리 인상으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게 되면 국제 자금 흐름의 큰 물줄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의 통화 정책 전환이 ‘천천히 움직이는 쓰나미’로 작용해 장기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 인프라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로이터)
19일 BOJ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현행 -0.1%인 단기 정책금리를 0.0~0.1%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단기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2016년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만에 탈출하면서 ‘금리 있는 시대’로 돌아갔다.

BOJ는 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 국채 금리 상한을 조작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과 ETF 등 위험자산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모두 대규모 금융 완화를 위해 추진해 왔던 정책이다.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는 당장 국제 금융시장을 재편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자본 시장의 물줄기를 바꿔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채권국으로, 미국 국채를 1조1000억달러(약 1470조원) 보유한 최대 해외 채권국이기도 하다. 일본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할 경우 양국 간 금리 격차가 줄어들게 되고, 엔화 가치도 끌어올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저금리로 해외에 투자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팔고 그 대금을 본국으로 가져오게 되면 국제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WSJ은 “일본 자본의 자국 유입이 늘어나면 미국의 주택담보대출부터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금융에 이르기까지 모든 금융 상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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