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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권’ 논란…안경현은 몰랐고, 누리꾼은 알았다

김소정 기자I 2020.07.28 15:43:26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SBS 야구 해설가 안경현의 ‘광주 여권’ 발언이 논란이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안경현은 최근 ‘ㅇㅈTV’ 영상에서 김정준 야구 해설가, 윤성호 SBS Sports 아나운서와 함께 진갑용 KIA 코치와 박경완 SK 감독대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방송 말미 진갑용 코치와 출연진이 전화통화 시간을 가졌다. 훈훈하게 전화 통화를 마무리한 안경현은 “나는 광주 못 간다. 가방에 항상 여권 있다. 광주가려고”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출연진은 안경현 발언에 모두 웃었다. 광주는 KIA의 연고지다.

세븐나이츠 공식카페 캡처.
안경현은 지난해 4월 15일 SBS Sports ‘주간야구’ 방송에서 정우영 SBS Sports 아나운서가 “5년 만에 광주 출장에 가슴이 부풀어 계신 안경현 해설위원입니다”라고 하자 안경현은 “여권 가져가야 하나 모르겠어요”라고 했다. 이를 들은 정 아나운서는 크게 웃었다.

온라인에서는 안경현의 ‘여권’ 발언이 ‘전라도 비하’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SBS Sports 측은 28일 공식입장을 내고 “광주가 다른 나라 가기만큼 어렵고, 그래서 더 가고 싶다는 심경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가방에 항상 여권있다 광주 가려고’라는 안경현 멘트는 전체적인 맥락이 생략되는 실수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디시인사이드 캡처.
SBS Sports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제작진, 안경현 모두 ‘여권’ 발언이 ‘전라도 비하’라는 뜻으로 쓰이는지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안경현이 인기 구단인 KIA에 중계위원으로 배정되지 않아, 광주가 해외만큼 가기 어렵다는 뜻에서 ‘여권’을 언급했다는 거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몇년째 전라도를 비하할 때 ‘여권’이 필요하다고 표현한다. 또한 전라도를 대한민국이 아닌 전라민국이라고 쓴다. 특히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디시인사이드’ 등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라도를 조롱할 때는 전라도 여행 준비물로 여권이 필요하다고 한다.

SBS Sports ‘주간야구’
안경현과 SBS Sports 제작진이 ‘여권’ 의미를 몰랐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SBS가 재발방지를 수없이 약속했으면서도 그동안 행한 일베 논란 때문인지 누리꾼들은 SBS Sports 입장을 다소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SBS 일베 논란의 역사는 2013년 8월 SBS 8 뉴스에서 시작된다. 당시 SBS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일베 사진을 사용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2개월 만에 같은 뉴스에서 다시 한 번 일베 이미지가 노출돼 비난을 받았다. 이후 2014년 3월 SBS ‘런닝맨’에서 일베에서 변형한 고려대 로고를 사용했고, ‘매직아이’, ‘세상의 이런 일이’, ‘한밤의 TV연예’ 등은 노 전 대통령 합성 사진을 썼다. 지난 6월에는 SBS funE ‘왈가닥뷰티’에서 일베 용어를 자막에 넣었다. ‘그 놈의 핑계’를 ‘고 노무 핑계’라고 썼다. ‘고 노무’는 일베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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