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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 일색 기업구조조정…자본시장 중심으로 키워야"(종합)

김정남 기자I 2019.11.12 17:04:01

캠코, 제3회 기업구조혁신포럼 개최
문창용 "자본시장 통한 구조조정 지원"
재무취약 기업 비중, 전체의 19.6%
"DIP 금융 공급자 인센티브 늘려야"

(사진 왼쪽부터) 김정민 이데일리 경제부장,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본부장, 양채열 전남대 교수, 천경미 캠코 기업지원본부장, 이진웅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열린 제3회 기업구조혁신포럼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캠코 제공)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캠코양재타워에서 열린 제3회 기업구조혁신포럼에서 “캠코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 방향과 중소기업의 선제적인 사업구조 개선 지원 방안의 정책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기업구조혁신포럼은 지난해 4월 캠코 기업구조혁신지원센터 개소와 함께 기업 구조조정 과제 등의 연구를 위해 창립됐다.

◇문창용 “자본시장 통한 구조조정 지원”

이날 포럼은 국내 DIP 금융(Debtor In Possession Financing)의 역할 확대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DIP 금융은 기존 경영진이 법률상 관리인으로 선임된 회생절차 기업에 대해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통상 채권 회수의 위험성으로 인한 자금 공급 유인 부족을 해결하고자 신규 자금에 대한 변제 순위에 우선권을 부여한다.

발제자로 나선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무취약 기업 비중은 여전히 높다”며 “특히 중소기업의 재무 개선도가 대기업보다 낮아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재무취약 기업은 전체의 19.6%(2017년 말 기준)다.

박 위원은 “최근 기업회생 절차 개시 기업이 증가세에 있다”며 DIP 금융의 성공사례로 스킨푸드를 들었다. 스킨푸드는 2004년에 설립된 화장품 제조·판매 회사로 지난해 10월 회생절차가 시작됐다. 사드 영향으로 인한 중국 사업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이후 유진-에버베스트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는 스킨푸드의 영업 유지과 성공 가능성을 보고 DIP 금융 제공을 결정했고, 결국 인수합병(M&A)이 성공적으로 종결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스킨푸드에 대한 DIP 금융은 그 본질적인 역할 다시 말해, 회생기업의 선별 기능과 회생계획안에 따른 구조조정까지 시간 확보가 잘 드러난 사례”라며 “향후 자본시장 투자자들이 중소기업 중심의 구조조정 시장에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는 스킨푸드와 같은 성공사례가 더 쌓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DIP 금융 공급자 인센티브 더 늘려야

박 위원은 아울러 DIP 금융 공급자의 회생절차 참여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국내의 경우 현재 금리는 12% 정도인데, 투자 위험에 맞는 조건을 이해관계자들이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 기능에 의해 DIP 금융 시장이 커지려면 금리는 위험도와 관련해 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의 발제에 이어 양채열 전남대 교수의 사회로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이진웅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김정민 이데일리 경제부장이 토론에 나섰다. 채 의장은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은 (저위험 저수익을 추구하는) 은행 중심의 관치로 진행됐다”며 “국회 계류돼 있는 채무자 회생·파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DIP 금융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중심의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채 의장은 지난해 9월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문창용 사장은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DIP 금융의 활성화 방안이 경쟁력 있는 회생절차 기업의 재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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