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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갑을 관계 바꾸려면 SW산업진흥법 조속히 통과돼야"

장영은 기자I 2019.09.24 17:16:14

"韓 ICT 세계최고지만 SW 점유율은 1% 수준"
"불공정 거래환경이 산업 성장 막아…전면개정안 통과 절실"
금융계 SI사들의 '갑질' 성토에 공정위 "내년 서면조사 실시"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소프트웨어(SW)기업들이 만연한 불공정 거래 관행을 바꾸려면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된 ‘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SW산업협회 정책제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준희 유라클 대표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W사업 페어 플레이(Fair Play)를 통한 성장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우선순위에서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회원사들의 요구를 담고 있는 안으로 중점안건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전무는 “(불공정) 계약문제는 오랫동안 지속된 문제인데, SW산업진흥법 전면안에 모든 걸 담고 있다”면서 “공정계약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표준계약서 사용 근거가 마련된 SW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시행을 통해 공정거래 질서가 공공과 민간 전 분야에 확산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24일 국회에서는 고용진·성일종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주관한 ‘SW사업 페어 플레이(Fair Play)를 통한 성장 방안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SW사업 현장에 만연한 불공정 계약 관행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 한국SW산업협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와 기술력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국내 SW 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1% 정도의 점유율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W 산업이 질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현장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 관행 및 계약상 독소조항을 꼽았다. ‘을’에 불리하게 짜인 거래 질서가 사업 환경과 기술자 처우 악화를 초래해 산업의 발전을 막았다는 지적이다.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적으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이 금융의 혁신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금융을 비롯한 SW 산업에서 불공정한 ‘헤드카운팅’ 등의 관행으로 SW 산업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함께 토론회를 추최한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 또한 “SW 산업이 양적 성장으로 우리 경제의 핵심 분야가 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아직 불공정 계약 관행이 만연한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관련부처의 관리감독과 발주기관의 자정 노력을 통한 SW 산업 질적 성장으로 글로벌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금융사 계열 SI(System Integration) 자회사들의 ‘갑질’을 성토하는 업계 목소리가 나와 개선 방안을 두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준희 대표는 “공공을 제외하면 금융권이 SW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발주처인데, 은행이 자회사로 전산회사를 두고 있고 이런 SI 회사들이 계역을 하면서 횡포가 심하다는 회원사들의 민원이 많다”라며 “실제 납품은 SW 회사가 하는데 중간에 (SI 회사들이) 마진을 10% 이상 가져가려고 한다. 야근도 은행에선 하지 말라고 하지만 중간에서 SI들이 밤을 새워서 하자고 한다”고 전했다.

성일종 의원은 “왜 은행의 전산을 담당하는 부서였던 SI 회사가 중간에서 이익을 취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SW 관련 협회와 금융권과 금융당국 관계자가 모두 모여 한번 이야기해보자”고 제안했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과장도 “국가에서 발주하는 사업 중에서 건설 다음으로 SW가 많은데, 불공정 거래 관행이 만연돼 있다는 것에 대해 공정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내년에는 서면 실태 조사를 실시해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공공분야부터 불공정거래 관행이 시정될 수 있도록 공정위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분야 역시 내년에 적극 검토해 문제점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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