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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운용성과를 내고 금리 인상기까지 겹치면서 공제회들이 회원급여율을 속속 인상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 역시 이달부터 목돈급여·퇴직생활급여·장기저축급여 분할급여금의 급여율을 0.3~0.4%포인트 상향 조정했고, 행정공제회도 지난달부터 퇴직급여와 목돈예탁급여 등의 급여율을 최소 0.3%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까지 큰 폭 인상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달부터 회원저축상품의 이자율을 0.25~0.4%포인트 등 창립 이래 역대 최대 폭으로 올렸다. 경찰공제회도 지난 5월부터 퇴직급여·분할지급 퇴직급여·공제회 직접대여 금리를 0.17~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가뜩이나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저조한데 금리 인상 여파로 급여율까지 오르면서 공제회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혼란한 시장 상황에서 공제회에 돈을 낸 회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하반기엔 경우에 따라 과감한 베팅도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맞춰 급여율도 올랐지만,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회원들 대출도 늘었다”며 “지난해보다 운용 성과가 안 좋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PDF(사모대출펀드) 등 매력적인 대출 자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주요 연기금들은 공제회처럼 올 상반기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더라도 단기 성과에 초점을 두기보다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안에 따라 장기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3대 연기금의 운용 수익률을 살펴보면 △국민연금 -4.73%(5월) △사학연금 -7.39%(6월, 기간평잔 기준) △공무원연금 -4.5%(6월, 기간평잔 기준) 등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 동안 해외 주식시장의 호황 등에 힘입어 높은 운용수익률을 기록하면서 몸집을 불려왔기 때문에 올해는 침착하게 시장 분위기를 살피면서 좋은 투자기회를 노리겠다는 전략을 추구할 계획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연기금과 공제회는 자금의 속성이 달라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자산 비중도 다르고 운용 전략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올해 운용성과가 저조하더라도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만큼 중장기적으로 손실을 일부 메워주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방어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