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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37개국 다하는데 우리만…비대면진료 문턱 높은 韓

경계영 기자I 2023.04.20 19:55:08

[갈림길 선 비대면진료]④
미국·일본·프랑스, 코로나 이후 비대면진료 확대
영국 "사망률·불필요한 입원↓"…별도 규제 없어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37개국 모두 비대면 진료를 도입했지만, 우리나라만 비대면진료 허용에 속도가 더디다. 특히 주요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비대면진료를 초진은 물론 재진까지 혹은 농촌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면서 문턱을 낮추고 있다.

20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따르면 미국은 1950년대 시범사업을 도입한 데 이어 1997년 관련 법을 제정해 비대면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초진 허용 대상도 메디케이드(저소득층 대상 공적보험제도)뿐 아니라 메디케어(공공의료보장제도)까지 확대했다. 초진 허용 기간은 내년 12월31일까지로 연장됐다.

미국 의회는 비대면진료 의료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비대면진료를 영구적으로 법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감사국은 의료 상황 개선을 위한 새로운 원격의료 정책을 평가하고 있다.

일본은 1971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해 1997년부터 산간벽지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제도화했다. 애초 재진과만성질환자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다가 코로나19 이후 초진과 알레르기 질환, 폐렴 등으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약 처방 역시 대면 의료에서 처방받은 약으로 뒀던 제한을 풀고 택배로도 처방 약을 배달할 수 있게 했다.

2008년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을 실시한 영국은 비대면진료를 대면진료와 동일한 의료서비스로 보고 이를 규제하는 법을 따로 두지 않았다. 적절한 비대면진료가 사망률을 낮추고 불필요한 병원 입원도 줄인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부터도 이미 초진을 허용했다.

프랑스는 2009년 비대면진료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2018년부터 대상 제한이 없는 비대면진료를 시행한다. 만성질환자나 재진 등 조건 없이 모든 환자에게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단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려면 주치의의 진료 의뢰를 통한 비대면진료, 재진 환자 요건(1년내 대면진료) 충족 등이 필요하다. 지정 주치의가 없거나 응급상황에선 예외가 인정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들 국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진료를 확대 적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선택실험을 이용한 비대면 의료 소비자 선호 연구’를 보면 미국·영국·이탈리아·인도·이집트·호주·캐나다·스페인·대만·중국·덴마크·독일·튀르키예·일본·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5개국 가운데 초진에도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는 나라는 8개국에서 12개국으로 확대됐다. 약국이 아닌 곳에서도 처방 약을 받을 수 있는 나라도 5개국에서 8개국으로 늘었다.

주요국은 비대면진료에서 초·재진 구분을 거의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 플랫폼업계의 분석이다. 원산협 관계자는 “사실상 OECD를 비롯한 주요국 대부분이 비대면진료 제한이 거의 없다”며 “현재 OECD 전반의 초·재진 허용 현황도 협회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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