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야 할건 풀어야"…국회찾아 규제개혁 호소한 최태원

신민준 기자I 2021.05.13 17:48:02

13일 국회찾아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 방문
최태원 "규제 완화 새 방법론 찾기 위해 노력"
박병석 "규제완화 문제 국회서 진지하게 고려"
송영길 "경제계 변화 적극 응원하고 함께 돕겠다"
김기현 "기업규제 많아지는 추세 매우 안타까워"

[이데일리 신민준 이성기 이정현 송주오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본격적인 소통 행보에 돌입했다. 최태원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난데 이어 국회를 찾아 규제 개혁을 호소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국회 통과 등 기업들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입법 예고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제에 따른 과잉처벌과 이로 인한 기업 경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태원(왼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박병석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4대 그룹 경제단체장 22년만에 국회 방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13일 오후 국회를 찾아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당과 야당의 지도부를 연이어 만났다. 역대 4대 그룹 총수 출신 경제단체장이 국회를 찾은 것은 1999년 고(故) 김우중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우그룹 회장) 이후 22년 만이다. 최태원 회장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규제 완화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최 회장은 “규제샌드박스를 진행해오면서 규제를 실제로 풀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관찰해 필요한 것은 풀고 그렇지 못한 것은 계속 규제해야 한다고 느꼈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규제 완화 문제를 국회가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그러면서 “경제계와 정부, 국회 포함해서 다 같이 논의해야 할 것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기술경쟁에서 출발해 무역전쟁을 거쳐 외교안보를 포함한 패권경쟁으로 가기 때문에 중국 중심의 글로벌 체인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기업과 국회, 정부가 따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어떻게 나라의 발전과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귀를 열고 많은 의견과 조언을 청취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치며 계승·발전시킬 것은 무엇인지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신산업을 이끌어가실 분들이 함께 하시는 만큼 대한상의 미래가 밝고 역동적으로 보인다”며 “민주당과 활발한 소통을 기대한다. 경제계 변화를 적극 응원하며 함께 돕겠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 정립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가 정신을 고취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더군다나 좀 더 넓어진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뭘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엇이든 잘 했다고 생각은 안한다”며 “반성해야 될 부분은 반성한다. 새롭게 유지하고 계승, 발전할 것을 추려서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어느 때보다 기업가 정신이 소중한 때”라며 “대한민국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느냐 아니면 여기서 더이상 발전 못하고 침몰할 것인가는 기업가에게 달렸다”고 했다.

이어 “요즘 기업 하기 어려운 환경이란 소식도 들리고 실제로 ‘과도한 규제가 계속 되고 있다’,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며 “국회에서 기업 규제가 많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한 규제를 사전에 거르는 장치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날 최 회장의 국회 방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사면 관련 얘기는 오고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韓美정상회담 동행해 경제사절단 역할도 수행

최 회장은 오는 21일 미국에서 열릴 한국과 미국 정상회담에 동행해 경제사절단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기존까지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함께할 경제사절단 구성은 대한상의가 담당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규모를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사절단에는 최 회장 외에도 삼성·SK·LG 등 주요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할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인 명단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에서는 최 회장 외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대표와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총괄사장이 함께 방미길이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005930)는 구속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 대신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참석자로 거론된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대신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최 회장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정책을 이행하는 데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전달했다. 문승욱 장관도 “어려운 분들이 새로 적응해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해주면 정부에서도 같이 노력하겠다”며 “산업부가 하나의 중심이 돼서 정부 내에서 그런 정책을 만드는 중심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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