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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회식은 3차까지" 자정 영업 허용에 한숨 돌린 업주들

정두리 기자I 2022.04.04 15:34:08

사적모임 10명·영업시간 자정까지 풀린 4일
“매출 좀 늘겠다” “단체예약 문의 기뻐”
주점·PC방 등선 여전히 볼멘소리 “완전해제하라”
시민 반응 갈려 “개강총회 기대” “회식 어쩌나”

[이데일리 정두리 권효중 기자] 사적모임 허용인원은 최대 10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첫날인 4일. 자영업자들은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다”며 반겼다. 다만 밤늦게까지 영업해왔던 주점, 카페, PC방 등 야간 업종 종사자들은 영업시간 제한의 완전한 해제를 요구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환영과 걱정이 교차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에 24시까지 영업을 알리는 간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정역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이날 “지금까지 2차로 온 손님들이 아쉬워하는 기색이 많았었는데 이젠 그나마 나아질 것 같다”면서 “날도 풀렸고, 4월부턴 매출이 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강서구 방화동에서 쭈꾸마집을 운영하는 김모(36)씨는 “우린 1시간 더 풀려봤자 별 영향은 없지만 인원이 10명까지 늘어난 건 고무적인 변화”라면서 “지난주부터 10명 단위로 단체예약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됐다”고 웃었다.

거리두기 방역지침이 2주간 완화됐지만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나왔다. 앞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방역에 큰 효과가 없는 확산 통제 전략을 수정하고 당장 시간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심야 영업하던 주점, 카페, PC방 등 야간 업종 종사자들은 완전한 영업제한 해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현재 야간 영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30만명에 이르는데, 이들에게는 밤 11시, 12시는 의미가 없고 여전히 영업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이제 야구장에선 음식도 거리낌 없이 먹을 수 있게 제한을 풀어줬으면서 생존 싸움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야간 수익에 기대왔던 PC방 업주들 역시 이번에 완화된 조치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밤 11시에서 자정으로 1시간 ‘찔끔’ 늘어난 영업시간 때문에 대중교통이 끊기게 된 야간 알바생의 교통비 지급 부담이 늘어났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김기홍 한국인터넷피씨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PC방은 24시간 풀 가동해야 수익이 나오는 구조”라면서 “보통 저녁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피크타임인데 1시간 늘린 조치로는 여전히 피해 복구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야간 알바가 대중교통이 끊기게 돼 택시비까지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를 맞은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대학생인 김모(21)씨는 “10명까지 모일 수 있다면 테이블을 떼어서 앉는 방식으로 다음 주 정도에는 개강총회도 가능해질 것 같다”며 “입학 후에 이렇게 여러 친구들과 한꺼번에 당당하게 만날 수 있게 되는 건 처음 같아서 설렌다”고 했다. 직장인 A(27)씨는 “지금까지 지인 모임도 못할 뿐더러 고향에 내려가는 것도 눈치가 보였었는데 거리두기가 완화돼 좋다”며 “어차피 개개인이 조심해도 이제는 ‘그냥 차례를 기다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방역을 어느 정도 풀 때도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직장인들은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이 부활할 조짐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김모(31)씨는 “회사 문화가 보수적인 편이라 회식과 대면 모임, 간담회 등을 필수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인데 거리두기가 풀리면 이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갈 것 같다”며 “거리두기라는 핑계도 사라진다면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직장인 이모(38)씨는 “밤10시까지 먹고 깔끔하게 헤어지는 게 좋았는데 이젠 회식해도 3차 노래방까지 가게 생겼다”며 “내 개인적인 시간이 줄어들 것 같아 벌써부터 스트레스 받는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이번 완화 조치는 사실상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이 안정된다고 판단하면 2주 후엔 거리두기 조치의 전면 폐지를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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