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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E강남센터는 지난해 3월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된 권광석 행장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권 행장은 DLF 사태로 헝클어진 우리은행 내부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임무와 함께 DLF·사모펀드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모색하라는 미션을 부여 받았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대표와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를 거친 경험이 있는 권 행장은 은행업과 IB에 밝은 것으로 내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은행이 참여하는 인수금융에 PB고객 참여
권 행장은 취임초부터 증권사 없는 우리금융이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했다.
계열 증권사가 있다면, 이들 기업이 만든 펀드나 도입한 운용상품을 뜯어볼 수 있다. 상품 구조 깊숙이 알 수 있지만, 외부 금융상품은 이 같은 접근성에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사모펀드 상품은 내부 운용 형태에 대해서 알기 힘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사모펀드 상품 수만 수천개에 이르는데, 어떻게 운용되는지 은행이 실제로 알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옵티머스 펀드가 은행들을 속일 수 있었던 이유도 이 같은 한계점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비판을 받았던 이유는 금융 사고가 나도 은행들은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임이나 DLF 사태에 따른 보상은 극히 예외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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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TCE센터는 이 같은 아이디어에서 바탕돼 시작됐다. 국내 금융업계 정서상 은행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처럼 비상장 기업 등에 지분투자를 할 수 없지만, 기업의 인수금융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거두는 형태다.
이를 응용하면 다양한 자산에 은행이 투자를 하면서 PB고객들을 참여시킬 수 있다. PF를 비롯해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이다.
박승안 TCE강남센터 센터장은 “강남TCE센터는 기존 은행들이 못했던 PB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금융연구소와 같다”면서 “PB와 IB의 결합은 다른 은행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우리은행의 야심작”이라고 말했다.
규제가 발목 잡은 ‘실험’
다만 아직까지 한계점도 명확하다. 금융당국이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형태의 펀드 판매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OEM펀드는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판매사가 자산운용사의 펀드 상품 제조에 직접 개입해 만든 상품을 의미한다. 판매사와 제조사가 공모해 금융소비자에 피해를 전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금지되고 있다.
실제 TCE강남센터도 올해 상반기 OEM펀드 오인 우려에 따라 진행중이던 PB+IB사업을 중단했다. TCE강남센터의 첫 작품이 될 뻔했던 사업이었다. 우리은행이 PF에 대출자로 참여하고, 이중 수익 일부를 PB 고객들과 나눈다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외부에서 봤을 때 OEM펀드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왔다.
박 센터장은 “아쉽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다음 번에는 보다 정교하게 상품 구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OEM펀드에 대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DLF나 사모펀드 등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기업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등 능동적인 투자가 필요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는 다양해지고 있는데, 현재의 규제 상황에서는 은행들이 금융상품을 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7월 TCE센터를 서울시 중구 명동 본점에 추가로 열었다. 강남과 강북 TCE센터 두 곳과 7곳의 TCP(Two Chair Premium)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TCP센터는 금융 자산 3억원 이상 자산가가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TCE센터와 달리 PB와 IB 모델을 결합하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