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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처럼 될라” 세계 각국, 오미크론 공포에 국경 봉쇄 나서(종합)

장영은 기자I 2021.11.29 17:02:41

총 14개국서 확진자 나와…전일 대비 3곳 늘어
이스라엘·영국 등 확진자 나온 국가들 국경 봉쇄
美·日도 남아프리카 대상 8개국 대상 여행 제한
유럽, 확진자 증가에 재봉쇄…“조심해서 나쁠 것 없다”

[이데일리 장영은 김무연 김보겸 기자] ‘델타의 악몽 재현될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새로운 코로나19 변종인 오미크론을 ‘우려변이’로 지정함에 따라 각국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최근 각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를 초래한 델타 변이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에 선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이 방역대책을 강화하는 선제적 대응이 나섰다. (사진= AFP)


전염력·위험성 불분명하지만 감염사례 확산

2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국가는 보츠와나·남아프리카공화국·영국·호주·벨기에·캐나다·덴마크·독일·홍콩·이스라엘·이탈리아·네덜란드·체코·오스트리아·프랑스 등 15곳으로 확인됐다. 전날 11개국에서 오스트리아·캐나다·덴마크·프랑스가 새로 추가됐다.

향후 오미크론 감염자 발생 국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 노동후생성은 29일 나마비아에서 귀국한 자국민의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분석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오미크론 감염자는 남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했거나, 해당 지역 여행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WHO는 지난 26일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우려 변이란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와 치명률이 심각하고, 현행 치료법·백신 저항력이 크다고 여겨지는 변종을 지칭한다.

WH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력과 중증 위험도 등이 아직 뚜렷하게 파악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 최대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국립보건원(NIH)도 오미크론이 코로나 백신을 회피하는 지 여부를 알아내는 데 2∼3주가 걸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예비 데이터상으로는 이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이 오미크론에 다시 감염될 위험이 다른 변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WHO는 덧붙였다. 초기 남아공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감염자 2명도 백신접종을 완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이스라엘 등은 남아프리카 국가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으며, 일본은 신규 입국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AFP)


국경 봉쇄·여행제한 등 선제적 대응

오미크론의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나오지 않았지만 각국은 국경 봉쇄, 입국 제한 등을 발표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국경을 열었던 국가들도 일제히 문을 걸어잠그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를 이유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입국 금지 조치는 향후 2주간 지속할 계획이다. 영국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 진단을 받을 때까지 모든 입국자들의 격리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의심환자와 접촉했을 경우에도 열흘간 자가 격리할 것을 권고했다.

북미 국가 중 처음으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캐나다도 보츠와나를 비롯한 남아프리카 국가를 여행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들도 사전 예방 차원에서 국경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오미크론이 발생한 남아프리카 지역 8개 국가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발효했다. 해당 국가는 오미크론이 가장 처음 확인된 남아공을 비롯해 보츠와나·짐바브웨·나미비아·레소토, 에스와티니·모잠비크·말라위 등 8개국이다.

미국은 남아프리카 8개국에서 출발하거나 경유한 여행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한편,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부스터샷을 권장하고 있다. 오미크론 예방에 기존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부분의 코로나19 변이에 추가접종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일본도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여행 제한에 나섰다.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미크론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면서 외국인 신규 입국을 30일 오전 0시부터 중단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각국 정부가 강도 높은 국경 봉쇄책을 꺼낸 까닭은 겨울철을 맞아 지속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럽의 경우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세로 식당 등 비필수 자영업자의 영업을 정지하는 등 셧다운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확산까지 겹치면 일상으로의 복귀가 그만큼 늦어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출현이 남아공의 낮은 백신 접종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수의 선진국은 백신 접종을 마치고 추가접종(부스터샷)까지 실시하고 있지만 남아공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23.76%로 전 세계 백신 접종 완료율인 42.62%의 절반 수준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7.15%에 그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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