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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가 인사청문 절차를 끝내고 총장으로 정식 임명되기까지는 3~4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검찰이 ‘김학의 사건’, ‘월성 원전 사건’, ‘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 등 진행 중인 주요 정권 겨냥 수사를 어느 정도 매듭짓는지가 김 후보자가 공언한 ‘검찰 조직 안정’ 과제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차관 재직 시 박상기·조국·추미애 3명의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며 친정부 성향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국면 당시 대검찰청 간부들에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선 김 후보자가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최근 대검 반부패·강력부는 전국 주요 검찰청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을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부패·강력부는 ‘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의 대전지검, ‘김학의 사건’의 수원지검 등의 자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가 정권 관련 수사를 최대한 매듭지어 김 후보자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김 전 차관 사건 당시 차관으로서 박 전 장관을 대신해 보고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서면 조사를 받기도 하는 등 ‘이해 충돌’ 여지가 있어 임기 시작 전 사건 처분이 마무리된다면 김 후보자로서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후보자 측은 적어도 인사청문회 준비 기간 동안은 현안 수사와 관련한 보고를 일절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청와대 기획 사정 의혹’이나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등은 김 후보자의 총장 임명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시험대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가 수사 중인 ‘청와대발 기획 사정 의혹’ 사건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며 청와대 ‘윗선’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관련 사건인 ‘이규원 검사 사건’이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직접 수사와 재이첩 결정을 두고 한 달이 넘도록 계류 중이라 빠른 수사 마무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은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가 ‘월성 원전 가동을 즉시 중단해야 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게 쓰라고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해 지난 2월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수사에 진척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 동력이 상실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검찰은 그 후 두 달이 넘도록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4일 “내부 구성원과 화합해 신뢰 받는 검찰·민생 중심 검찰·공정한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소통하고 노력도 많이 하겠다”고 밝히며 내부 ‘소통’을 강조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김 후보자가) 인사 청문 과정에서 과거 법무부 차관 시절 친정권적 행보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취임 이후엔 현재 진행 중인 여러 권력형 비리 사건에서 검찰총장으로서 역할·입장을 분명히 정하고, 이를 본인이 어떻게 실천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