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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값 내렸는데 식품가격은 그대로…정부 "과도한 '그리드플레이션'"

김은비 기자I 2024.03.13 17:00:00

한훈 농식품부 차관, 19개 식품기업과 간담회
국제 곡물·유지류 가격 정점대비 33%·51%↓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 조정 필요해"
가공용 원유 치즈·아이스크림·분유 등 세분화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3일 식품기업들과 만나 주요 곡물·유지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 오른 식품 가격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과도한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라고 지적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사진=연합뉴스)
한 차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19개 주요 식품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웰푸드 △농심 △동원F&B △SPC삼립 △매일유업 △동서식품 △오리온 △삼양식품 △해태제과식품 △풀무원 △LG생활건강 △대상 △빙그레 △샘표식품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삼양사 등이 참석했다.

한 차관은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7개 회사 중 23개 회사의 2023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전년보다 개선된 상황을 감안했을 때, 소비자 관점에서는 그간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식품 가격을 인상했다면 원재료 가격 하락 시기에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식품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국제 곡물가격지수는 지난달 113.8(2014~2016년 평균=100)로 정점을 찍었던 2022년 3월(170.1)에 비해 33.1% 떨어졌다. 유지류가격지수 역시 120.9로 2022년 3월(251.8)에 비해 51.9% 떨어졌다.

이에 한 차관은 “식품업계에서는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해 물가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정부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선 원당·커피생두·감자·변성전분 등 7개 품목을 포함한 총 27개의 식품 원재료에 대해 2024년 1월부터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인 면세농산물 등의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 상향 및 공제율 확대, 커피·코코아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 등도 연장해 추진중이다.

이밖에도 유업체의 부담 완화를 위해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신규로 참여하는 유업체에 대해서도 가공용 원유를 낮은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공용 원유 용도를 치즈용·아이스크림용·분유용 등으로 세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케이(K) 농식품 인지도 제고 및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일본· 유럽연합(EU) 27개국 등 총 48개 국가에 케이푸드(K-Food) 로고 상표권 등록을 완료했고, 올해는 55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 차관은 “기업의 애로사항과 정부에 건의할 규제 개선 사항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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