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서 여론 악화된 테슬라, '꽌시' 강화 나선다

최정희 기자I 2021.05.03 17:54:05

배터리 화재부터 브레이크 고장까지
소비자 불만에 미온적 태도로 중 여론 악화
중국 규제당국도 안전·소비자 불만 관련 조사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에서 여론이 악화된 테슬라가 대관 업무, 즉 꽌시(관계란 뜻으로 사람 사이의 주고 받음을 의미)를 강화, 중국 당국자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안전과 고객 불만 관련 중국 규제당국의 조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사진= AFP)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달 위챗을 통해 대관 업무를 할 담당자를 찾고 있다. 테슬라는 위챗에 올린 2건의 채용 공고에서 정책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하고 당국·산업협회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찾는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서 테슬라 사업 개발을 지원하고 조화로운 대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관 업무를 위해 몇 명이나 고용할지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테슬라는 도요타, GM 등 자동차 업체들이 참석하는 중국 내 싱크탱크, 산업협회 등의 비공개 회의에 불참해왔는데 지난 몇 주 동안 테슬라 경영진은 자동차 데이터 저장, 차량-인프라 통신 기술, 자동차 재활용, 탄소 배출 등을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 당국, 산업협회 등과의 관계 개선이 신경을 쓰는 이유는 최근 중국 내에서 테슬라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은 테슬라 글로벌 매출의 30%를 차지,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이다.

지난 2월 당국은 차량 배터리 화재, 예상치 못한 과속,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실패 등과 관련된 소비자 불만과 관련 책임자를 불러 내부 관리 개선을 요구했다. 3월엔 차량 카메라의 보안 우려에 군 부대에 테슬라 차량을 진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 달엔 상하이 모터쇼에서 테슬라 차주가 테슬라 전시차에 올라 기습 시위를 벌여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 차주는 테슬라 차량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다고 주장하며 테슬라가 안전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와 관련 테슬라 중국 법인 부총재 그레이스 타오가 이 차주를 블랙컨슈머로 취급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중국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이에 테슬라는 “중국 데이터 센터를 설립할 것”이라며 “규제 기관과 협력하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자체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테슬라의 전략 변경은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좌절을 겪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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