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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올해 첫 게임채 넷마블, 차입구조 장기화 절실한 이유

이건엄 기자I 2024.02.26 19:09:15

단기차입금 1조3835억…유동비율은 48% 불과
풍부한 투자자산 긍정적…위험 분산 여력 충분
“금융시장 상황 고려해 융통성 있게 자금 운용”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넷마블(251270)이 3년 만에 공모채 시장 문을 두드린 가운데 재무 안정화 작업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막대한 차입금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차입구조 장기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흥행작 여부에 따라 현금흐름 변동성이 큰 게임업 특성상 넷마블은 이번 공모채 발행 이후에도 재무구조 안정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이 진행 중인 재무건전성 개선 작업이 탄력 받기 위해선 외부 자금 조달이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기를 앞두고 있는 차입금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율 탓에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이날 2년 물 1000억원, 3년물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넷마블은 당초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모집액이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인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조383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5688억원 규모의 하이브 지분 매각을 통해 일부 차입금을 갚았지만 부담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환하더라도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원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넷마블이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은 차입금 규모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다. 넷마블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총 4303억원으로 전년 말 5030억원 대비 14.5% 감소했다. 단기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47.5%로 적정 수준인 150%를 한 참 밑돌고 있다.

특히 받아야 할 외상값인 매출채권도 같은 기간 1896억원에서 2546억원으로 34.3% 증가하며 넷마블의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비우호적인 업황 등을 고려하면 넷마블이 단기간 내에 유동성을 개선하기에도 제한이 따른다. 이는 시장에서 넷마블이 실적 개선과 함께 차입구조 장기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평가 관점에서 외부 자금 조달보다는 자체적인 현금흐름 개선 여부를 우선적으로 본다”며 “이 점을 고려했을 때 넷마블이 실적 개선을 통해 차입금을 극적으로 줄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넷마블의 차입금 분산 여력이 아직은 양호하다고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뿐만 아니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을 매각하거나 유동화하는 방식으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송 실장은 “신용등급이 즉각적으로 하향되지 않은 점에서 알 수 있듯, 외부자금 조달과 풍부한 투자 자산을 바탕으로 차입금 부담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당장 회사 존립 기반 자체가 위태한 상황은 아닌 만큼 차입 구조 장기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시킬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넷마블 측은 재무구조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자금조달 전략을 수립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 목적은 단기어음을 낮은 금리의 장기 회사채로 차환함으로써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향후 자금운영 전략은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적절히 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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