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살인마 김태현, 인간쓰레기조차 아냐” 유족 분노

장구슬 기자I 2021.06.01 17:38:17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김태현(25)이 첫 공판에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자 유족은 “인간도 아니고 인간쓰레기조차 아니다”라며 격분했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지난 4월9일 오전 서울 창동 도봉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김태현의 변호인은 1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처음부터 첫 번째(여동생), 두 번째 피해자(모친)를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며 “첫 번째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 살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피해자 A씨가 함께 게임하던 친구들에게 자신의 험담을 한다는 생각에 빠져 배신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행 후 도주하지 않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점도 참작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태현 측 발언을 모두 들은 유족들은 “진실을 얘기하라”고 소리쳤다.

재판부가 ‘김태현이 그간 4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말하자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김태현은 국민참여재판 불희망 의사를 밝히는 확인서를 내고 전날까지 총 4차례 반성문을 재판부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발언 기회를 얻은 유족들은 “사람 3명을 죽여놓고 자기는 살고 싶어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어이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김태현은 온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살인마”라며 “사형제도가 부활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태현은 재판 내내 유족들이 앉은 방청석 쪽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고 정면만 바라보며 별다른 미동 없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현은 온라인게임에서 만난 A씨를 스토킹하다가 지난 3월23일 집에 찾아가 A씨와 여동생 및 모친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태현은 A씨가 자신의 연락을 받아주지 않자 공중전화나 지인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시도하는 등 스토킹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일주일 전부터 게임 아이디를 바꿔 A씨에게 접근해 A씨의 근무 일정을 파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또 범행 이후 A씨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와 컴퓨터에 접속해 자신과 관련한 대화 및 친구목록을 삭제하기도 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4월27일 김태현을 △살인 △절도 △특수주거침입 △정보통신망침해 △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다음 재판은 이달 29일 오후 2시30분에 진행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