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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힘' 경상수지 흑자 확대…"코로나 여파 4월엔 적자 가능성"

김경은 기자I 2020.04.07 15:01:58

한국은행, 2월 국제수지 잠정치
반도체 수출 증가에 상품수지 흑자폭 확대
코로나19로 여행줄어 서비스수지 개선
국내 입국자 43%, 출국자 60% 각각 감소
안전자산 선호에 외국인 투자는 채권 중심
코로나19 여파 4월부터...4월 적자 가능성도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7일 한국은행 본점에서 ‘2020년 2월 국제수지 잠정치’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한은 제공)
[이데일리 김경은 원다연 기자]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10개월 연속 유지됐다. 코로나19 여파에도 2월 경상수지가 전년보다 흑자폭을 확대했다. 한국은행은 오는 4~5월쯤 본격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배당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4월은 적자 가능성도 나온다.

◇반도체 중심 수출 증가에 상품수지 흑자폭 확대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4억1000만달러 흑자로, 작년 2월 대비 2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15개월만에 증가한 영향이다. 상품과 서비스 등을 사고 팔아 번 외화(수출)와 지급한 외화(수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경상수지는 코로나19 여파에도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2월 상품수지 흑자는 65억8000만달러로 1년 전(54억2000만달러)보다 11억6000만달러 늘었다. 수출(418억2000만달러)은 4.0%, 수입(352억4000만달러)은 1.3% 각각 증가했다.

수출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15개월만에 증가 전환했다. 설 연휴가 1월로 앞당겨지면서 2월 조업일수가 증가한 데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물량이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 2월 반도체의 수출액은 전년대비 8.8%, 정보통신기기는 27% 늘었다.

다만 지역별 수출 동향을 보면 대미국 수출액은 9.8% 증가한 반면, 대중국 수출액은 6.7% 줄었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세는 중국에 머물러 있었다. 수입은 원유(-5.8%)와 철강재(-23.4%) 등 원자재 수입이 줄었지만 기계 등 자본재와 소비재가 늘면서 증가했다.

◇여행객 급감했지만 출국자 더 줄며 서비스수지도 개선

서비스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전년 같은 달보다 9000만달러 축소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수입과 운송수입 모두 줄었지만 역으로 지급이 더 크게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전년 대비 2억7000만달러 줄었다. 각국의 이동제한 조치로 국내 입국자수가 지난해에 비해 43% 줄고, 국내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출국자수가 60%로 더 큰폭 줄었다.

운송수입 흑자도 17억8000만달러로 전년(20억1000만달러)대비 감소했지만 운송지급이 더 크게 줄면서 운송수지는 5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12억5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4억5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확대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증권 투자 배당이 늘어난 반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지급됐던 거액배당금 등의 특이요인이 해소된 기저효과가 더해진 영향이다.

금융계정은 55억달러 순자산 증가를 나타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모두 늘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증권투자를 뜯어보면 채권 투자는 33억7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주식 투자는 30억1000만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월 외국인의 채권 투자는 국내보다는 달러화 등으로 표시되는 해외 발행 채권을 중심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출처:한은
◇코로나19 여파는 4~5월…4월 적자 가능성도

통관기준 수출입을 보면 3월까지도 경상수지 흑자폭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하는 4월 이후다.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외환보유고와 대외순자산 증가로 이어지며 우리나라 대외신인도 상승에 기여하는 일등 공신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체 통관수출은 0.2% 감소한 469억1000만달러, 통관수입은 0.3% 감소한 418억7000만달러, 통관무역수지는 50억4000만달러였다. 통관무역수지는 중계무역·가공무역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보다 보통 15~40억달러 가량 적다.

실제 수출입 계약부터 통관까지는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코로나19 여파는 4~5월쯤은 돼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관세청의 수출 지표를 보면 3월까지도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의 본격적인 영향은 4~5월은 돼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월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만큼 적자 가능성도 나온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배당금 지출이 집중됐던 전년 4월에도 경상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83개월 흑자 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바 있다. 배당금 지급은 3월 결산이 마무리되는 4월에 집중된다. 외국인 배당금은배당성향 확대와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며 확대추세에 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 4월 배당 지급이 대폭 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는 일시적 현상이었다”며 “올해도 4월에는 배당 지급액이 평월에 비해서 많지만 현재까지는 객관적 수치는 없어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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