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결과 불복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진행자들은 “이렇게 표 차이가 적은데 투표 결과에 불복하면 어떻게 하나”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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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후보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경기도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 경기도민을 위해 일해달라.”
쉰 목소리였지만 덤덤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면서 스스로 위로하는 말도 없었다. 패배의 원인은 ‘부족한 자신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지친 얼굴이었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어보이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리를 떠났다.
김동연 후보는 김은혜 후보의 승복 메시지 이후에도 30분여를 더 기다렸다. 박수는 받았지만 환호작약하지 않고 김은혜 후보에게 “끝까지 선거에 임해줘 고생하셨다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사상 초유의 박빙 승부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지난 3월 대선을 떠올렸다고 하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 거의 석달여간 우리는 반쪽으로 쪼개진 정국을 목도해야 했다. ‘졌지만 지지 않았다’면서 승복하지 않으려는 거대 야당과 ‘거대 야당 탓에 소수 여당으로 힘들다’는 여당 간의 반목이었다.
이런 모습에 질렸던 탓일까, 일찌감치 승복하고 뒤돌아서는 김은혜의 뒷모습과 이를 배려하는 김동연의 모습은 신선해 보였다. 패배 후 승복과 마무리까지 매끄러워야 진정한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뚜렷한 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