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어지럽고 정신을 잃었다면... '미주신경성실신' 의심

이순용 기자I 2020.06.15 16:03:42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 실신 전 전조증상 나타나
심장, 뇌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어 증상 발현 시 검사 필요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지하철이나 쇼핑몰 같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사람이 생긴다거나, 아침 출근길에 실신을 하는 사람이 생기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런 경우 ‘미주 신경성 실신’을 의심해볼 수 있다.

최근 직장인 김 부장(51)은 아찔한 경험을 했다. 새벽에 화장실을 다녀오면서 갑자기 열감과 어지럼증이 생기면서 순간 정신을 잃은 것이다. 어떻게 쓰러졌는지 전혀 기억이 없고 쓰러질 때 생긴 타박상과 찰과상의 정도만으로 당시 상황만 짐작할 뿐이었다. 평소 이상 질환이 없었기에 갑작스런 실신이 충격적이었고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미주신경성실신이란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 실신 전 전조증상 나타나

미주신경성실신은 가장 흔히 말하는 ‘실신’을 의미한다. 극심한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긴장으로 인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 박동이 느려져 혈압이 낮아지는 현상이 갑자기 나타나는데, 급격히 낮아진 혈압 때문에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여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증상으로 신경 심장성 실신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안양국제나은병원 김지웅 원장은 “실신 전에 전조 증상을 보이는데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리기도 하며 피부가 창백하고 식은땀이 난다” 며 “오랜 시간 서 있는 경우, 목욕탕이나 온천 등 뜨거운 물에 장시간 머물렀을 때, 혹은 햇볕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피를 보거나 신체의 일부가 다칠 위험에 처했을 때, 온도의 변화 등 주변의 환경이 급격히 변했을 때, 사람이 많은 밀폐된 공간에 갔을 때 미주신경성 실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장, 뇌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어 증상 발현 시 검사 필요

미주신경성 실신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증상에 가깝고,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나 쓰러지면서 주위 환경에 의해 부상을 당할 수 있고 심장질환이나 뇌질환과 같은 심각한 질병으로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실신을 처음 경험하였거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실신, 이전과 양상이 다르거나 점차 심해지는 실신, 가슴통증이나 마비를 동반하는 실신, 노인에서의 실신, 최근 약물을 새롭게 복용하거나 변경한 경우에 대해서는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예방하려면?

아찔하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바로 앉거나 눕는 것이 좋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이 올려놓도록 한다. 이런 자세는 혈압이 낮아져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는 것을 막아준다. 만약 누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릎을 세우고 쪼그려 앉아 머리를 세운 양쪽 무릎 사이에 두고 그런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 김지웅 원장은 “ 평소 아침 식사를 챙기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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