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신문은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20일 기사와 사설, 프로필 등 시 주석과 관련된 기사를 1면에 전면 배치했다. 사설 ‘형제적 중국 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한다’에서는 시 주석의 평양행에 대해 “복잡한 국제관계로 (인)하여 긴요하고 중대한 과제들이 나서는 속에서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가 조중(북중)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또 ‘조중친선 관계발전의 연대기에 새겨진 불멸의 자욱’이라는 제하의 기사에는 “조중 친선은 두나라 로세대 령도자들께서 물려주신 고귀한 유산”이라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과 마오쩌둥·저우언라이·덩샤오핑·시진핑 등 양국 최고 지도자들 사이의 대를 이은 인연도 조망했다.
앞선 19일에는 노동신문에 시 주석의 기고문도 실렸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 매체에 기고문을 기고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시 주석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연일 보도에 열을 올리면서 이번 시 주석의 방북에 거는 기대가 엿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교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노동신문 1면 사설에만 ‘친선’이라는 단어가 15번 사용됐다.
북중 관계 밀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밝힌 ‘새로운 길’을 가거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데 있어 모두 도움이 된다. 국제적 대북 제재 속에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북중 경제 협력만 일부 얻어내도 ‘버티기’ 전략을 사용하기 용이해진다.
미중 무역 분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북중 관계 밀착은 뚜렷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카드다. 북한이나 중국 모두 대화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버티기에 나서든, 대화를 타진하든 중국과의 협력은 김 위원장에게 반드시 필요한 시나리오다.
이번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서 이뤄졌다. 북중 관계 강화를 목표로 한다면 7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격상하는 선언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뜸해졌던 북중 접경 지역 협력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우선시된다. 신의주, 삼지연, 자강도 등 김 위원장의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북중이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