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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새해부터 ‘상생금융’ 경쟁…실적엔 부담

정두리 기자I 2024.01.03 17:26:45

내실경영 가운데 당국 기조 맞춘 상생금융 ‘화두’
불확실성 위험요인 vs 총선 이후 비난여론 완화
“2조원 상생금융, 은행권 예상 순이익 대비 13%”
“은행업 투자심리 좋지 않지만, 감내 가능 수준”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갑진년 새해를 맞아 ‘상생금융’을 경영 최대 화두로 꼽으면서 경쟁에 막을 올렸다. 2조원대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시작으로 앞으로 은행권의 다양한 상생전략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생금융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이 은행업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금융그룹 수장이 발표한 신년사에서 상생금융을 통한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상생금융 전략으로 ‘KB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포함해 KB-고객-사회로 이어지는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번 조직개편에서 지주와 은행의 ESG본부를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올해 신한은행 상생금융기획실과 사회공헌부를 통합한 ‘상생금융부’를 신설했다. 앞으로 상생금융부는 신한금융그룹의 상생금융 활동을 지원하고 실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이에 맞춰 시중은행은 지난해 6000억원대 1차 상생금융에 이어 올해 ‘2조+α’ 규모의 2차 상생금융 방안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신한은행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 총 3067억원의 민생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앞서 우리은행(2758억원 규모)과 농협은행(2148억원 규모)도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하며 상생금융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민생금융 지원책을 조만간 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고객(부동산임대업 제외) 대상으로 대출금 2억원 한도로 금리 4% 초과분에 대해 1년간 이자 납부액의 90%까지 최대 300만원 캐시백을 지원할 예정이다.

1월 중 대상자를 선정해 고객안내를 완료하고 3월까지 캐시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 187만명의 개인사업자가 한 명당 평균 85만원을 지원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각종 상생금융 프로그램과 더불어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게 되면 이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의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15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것을 고려하면 2조원의 상생금융 규모는 예상 순이익 대비 13% 수준이다. 더욱이 민생금융지원은 순이익 규모에 따라 배분되기 때문에 대형은행일수록 부담 규모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생금융 논의가 확대할수록 직간접적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며 “앞으로도 대출금리 인하와 가산금리 축소압력, 건전성 관리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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