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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미국 재무부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8354억달러(약 1120조원)로 1년 전(9388억달러)보다 11.01% 감소했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작은 규모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미국 국채 보유량 2위 국가다. 중국은 지난 2000년부터 미국 국채 매입을 늘렸다가, 2014년을 정점으로 차츰 보유량을 줄였다. 지난해 4월 당시 상징적인 지표인 1조달러 아래까지 떨어뜨렸다. 이런 추세라면 영국(6723억달러)보다 보유량이 더 적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매도 추세는 그 이유가 단순하지 않다. 일단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와중에 지난 1년간 달러화를 줄이는 대신 금은 9.7% 늘린 경제적인 이유가 있다. SCMP는 “금 가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며 “중국이 시장 변동성을 헤쳐 나가는데 탄력적인 수단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자산 다변화에 나선 것도 주요 요인이다. 지정적학적 이유가 오히려 더 크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이 달러화를 무기화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을 줄곧 경고해 왔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더 가파르게 미국 국채를 내다팔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제 위기론에 곤두박질 치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고자 미국 국채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는 이미 지난 5월부터 방어선인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 돌파)가 깨졌고, 최근 달러당 7.3위안에 육박해 움직였다.
‘큰 손’ 중국이 미국 국채를 꾸준히 파는 것은 전 세계적인 이슈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장기국채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탓이다. 미국 10년물 국채는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대부분 국가에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