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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공원 '도시공원 일몰제' 피한다…보상비 3600억

황현규 기자I 2020.06.25 15:53:42

서울시, 공원 실시계획 인가 고시
본격적인 시립공원 조성 추진
부영주택 땅…주택 계획 차질
오는 7월 공원일몰제 본격 시행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도시공원 일몰제’ 기한 일주일을 앞두고 서울시가 한남근린공원(한남공원) 조성을 확정했다. 현재 이 부지는 부영주택 소유의 땅으로, 보상비는 약 3600억원으로 추정된다. 부영주택은 해당 부지에 고급 주택을 지으려 했으나, 서울시 결정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

서울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한남공원의 실시계획 인가를 고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실시계획인가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공원일몰제를 일주일 앞두고 고시됐다. 고시는 행정기관의 결정을 확정 짓는 절차다.

이번 고시로 한남동 677~1번지 일대 2만 8319㎡ 규모의 한남공원부지는 앞으로 시립공원으로 바뀐다.

한강근린공원부지(사진=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다만 서울시가 이 부지에 시립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땅 주인인 부영주택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해야 한다. 원래대로라면 용산구와 토지 매입비를 분담해야 하지만, 용산구청이 예산 문제 등을 건의하자 서울시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토지보상비는 약 3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서울시의 공원 조성 계획으로 토지 소유주인 부영주택은 이곳에 주택을 지을 수 없게 됐다. 부영주택은 2014년 5월 이 땅을 약 1200억 원에 매입해 고급주택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공원 조성 계획을 확정하면서 주택 사업 추진이 어려워졌다. 이 부지는 용산구 최고급 주택인 ‘나인원한남’ ‘한남더힐’ 등과 인접한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된다.

부영은 2015년 “공원 조성은 재산권 침해”라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이미 고시까지 나온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회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공원은 1940년 조성된 국내 최초 도시공원이다. 해방 이후 미군 주택 용지로 활용되던 이 부지는 2015년 미군이 철수한 이후 빈 땅으로 남겨져 있는 상황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는 도시공원일몰제는 도시계획 시설로 결정한 지 20년이 지나도록 조성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자동으로 공원 용도에서 해제하도록 한 제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전국 공원 결정면적은 927㎢이며, 미집행 공원면적(실시계획 인가 기준)은 447㎢에 달한다. 이 중에서 일몰제가 적용되는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 공원 면적은 서울시 면적의 절반 수준인 36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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