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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전면 양적완화` 쏜다…5대 관전포인트

이정훈 기자I 2015.01.22 17:52:02

월 500억유로씩 국채매입 전망..인플레 목표 없을듯
위험분산 여부 논란..그리스 지원대상 배제될수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디플레이션의 늪에서 구하려는 `슈퍼 마리오`(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부양카드가 22일(현지시간)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국채 매입을 포함하는 전면적 양적완화(QE)를 채택할 것이라는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유심히 지켜봐야할 5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①양적완화 규모와 속도는= ECB가 국채를 매입하는 총 매입규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보다는 일정 기간동안 매달 얼마만큼의 국채를 매입할 것인지를 밝히는 쪽을 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CB는 향후 1년 내지 2년간 매달 500억유로의 국채를 사들일 것으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ECB가 이 정도 규모로 확정한다면 규모면에서는 시장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게 된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총 자산매입 규모가 평균 55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1개월간 매달 500억유로씩을 매입하는 수준이다.

②인플레 목표에 대한 발언 수위는= 양적완화 규모만큼 중요한 것은 ECB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어느 정도 강하게 언급할 것이냐 하는 대목이다.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이상 ECB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 시장은 ECB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해 강한 시그널을 주기를 원하고 있다. 발언 강도가 강할수록 향후 양적완화 확대나 그 이상의 부양책을 기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ECB는 지난 2012년초 당시의 대차대조표 규모로 돌아갈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당시 규모는 3조유로였다. 이를 위해서는 1조유로 정도의 자산을 더 매입해야한다. 이번에 5500억유로 정도의 국채 매입이 발표돼도 추가 양적완화 기대가 살아있을 수 있는 이유다.

다만 ECB는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때까지 매달 850억달러씩 자산을 매입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같은 방식을 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란은행(BOE)이 “실업률이 7%에 도달할 때까지 사상 최저 금리를 유지하겠다”며 연준 가이던스를 따라했다가 이를 포기하는 실패를 맛봤기 때문이다.

③위험 분산시킬까= 가장 치열한 논쟁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CB는 독일을 설득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국채를 각각 매입해 위험을 분산시키고 위험국가 리스크를 다른 국가로 전염시키지 않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양적완화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이를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는 반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은 이같은 방식이 유로존 통화동맹과 ECB의 단일 통화정책 기능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 논란은 최종 결정의 순간까지 이어질 것이고, 아마 결정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④그리스는 지원대상에서 빠질까= 오는 25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그리스 급진좌파 야당인 시리자가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리자는 재정긴축 정책을 끝내고 그리스 국가부채를 채무 재조정(리스트럭처링)하길 원하고 있다. 이 대목이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ECB는 정크(투기) 등급을 가진 국가라도 경제구조 개혁 이행만 약속할 경우 그 나라 국채를 양적완화로 사들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런 점에서 ECB는 양적완화를 발표하더라도 그리스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압박할 수 있다.

⑤만장일치로 결정날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인 옌스 바이트만의 그동안 언사로 볼 때 만장일치로 양적완화가 채택될 확률은 매우 낮다. 독일 출신인 자비네 라우텐슐레거 ECB 이사도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이브 메르쉬 이사 역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는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다만 지난주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만약 각국 중앙은행들이 국채 매입에 따른 손실을 나눠 진다면 양적완화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반대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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