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이재용 사면론’ 언급 3일만에 ‘삼성전자’ 찾은 文대통령(종합)

김영환 기자I 2021.05.13 17:24:34

“반도체 강국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 되겠다” 지원 약속
이재용 사면 가능성 높아지나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삼성전자’를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고심을 드러낸 지 사흘 만이다.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분야도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의지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평택 삼성전자 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준비된 미래, 반도체 강국’ 행사에 참석해 “세계 주요 경쟁기업들이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도전과 혁신을 계속해왔고, 격변에 시기에 맞설 준비를 마쳤다”라며 “반도체 강국을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단지 방문은 이 부회장 사면 언급 직후 이뤄져서 시선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사면과 관련된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지만 반도체 생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사면 가능성이 보다 높아졌으리란 분석이 따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답했다. 사흘 만에 다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물밑 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미국이 반도체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 상무부는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직전 글로벌 반도체 기업 CEO(최고경영자)를 초청해 반도체 공급 부족 관련 화상회의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도 이번 회의에 다시 참석할 예정이다. 반도체 공조를 놓고 한미 정부와 삼성전자가 조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삼성전자의 파격적 투자가 결정되기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부재가 아쉬운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역설한 “기업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기 위해서 본인의 고유권한인 사면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은 물론이고 백신 외교에서도 이 부회장이 일정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청와대는 이 같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 상황에 대비해 반도체 주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행보이지 사면과는 별개라는 해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이미 계획이 돼 있던 것”이라며 “반도체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로 인한 방문이지 사면과 연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