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격렬해지는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가게 문닫고 수업 거부'

김인경 기자I 2019.06.12 15:56:13

홍콩 입법회 친중파 장악…법안 통과 가능성 커
7월1일 반환 22주년까지 중국 반발 시위 이어질듯
G20 정상회의서 미국, 中에 홍콩 문제 언급 가능성도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홍콩 입법회(의회)가 12일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을 심의하면서 홍콩 전역이 다시 일촉즉발의 긴장상태로 빠졌다. 홍콩인들은 20일 표결을 넘어 다음 달 1일 열리는 홍콩 반환 22주년 행사까지 중국화 되고 있는 홍콩을 막겠다는 각오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에 따르면 입법회 의장은 전날 “(법안 시행의) 긴급성이 있다는 정부의 입장을 존중해 효율적으로 논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12일부터 법안심의를 시작해 20일 표결을 시행하겠다고 일정을 밝혔다.

또 입법회 의장은 특히 “질서를 지킬 수없는 상황이 될 경우 표결을 더 앞당길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홍콩 시민단체들과 민주파 의원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민의에 반해 심의와 표결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민단체는 이 발표 직후부터 입법회 주변을 둘러싸고 시위를 시작했다. 이어 12일에는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근로자들도 파업을 결의했다. 일부 가게들도 문을 닫았다. 홍콩은 이미 9일 집회에 103만명의 시민(주최 측 추산)이 나와 범죄인 인도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이에 결국 홍콩 입법회는 12일부터 예정된 심의를 미룬 상태다.

다만 입법회 다수가 친중파인 점을 감안하면 범죄인 인도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홍콩 입법회 총 70석 가운데 친중파는 43석으로 과반수를 넘기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홍콩 반환 22주년을 맞는 7월 1일까지 시위를 이어가며 중국에 사법권의 철저한 독립과 한나라 두 체제 시스템 확립을 주장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홍콩 시민단체들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반체제인사나 인권 운동가들이 중국 본토로 송환되는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며 해외 인권단체나 정부에도 호소하고 있다. 이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인 모건 오테이거스는 “미국 정부는 홍콩정부가 제안한 개정안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은 이 법안이 홍콩 자치권을 훼손한다고 판단하며 인권보호나 자유, 민주적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홍콩 시민의 견해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영국과 캐나다, 대만 등도 이 법안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범죄인 인도법안’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서도 얘기될 것이라고도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식 법치나 통치에 불안감을 느껴 화웨이를 견제하고 있는데, 홍콩 시민들의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역시 중국식 통치 시스템에서 시작된 문제인 만큼 개입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은 어디까지나 국내 정치 문제라며 미국의 개입에 선을 긋고 있다. 이날 인민일보 해외판은 “홍콩의 일부 시위대는 외국의 반중세력과 결탁해 사회적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범죄인 인도 법안’이 4500건 서면의견과 3000여건 동의서를 받았다며 이번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홍콩은 탈주범의 천국이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홍콩 시민 수만명이 12일(현지시간) 홍콩 입법회 및 정부 청사 인근 도로를 점거하고 범죄인 인도법안 심의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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