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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K-반도체 초격차 가속

피용익 기자I 2021.05.13 17:16:24

삼성전자,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 171조 투자
SK하이닉스,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 2배로 확대
반도체업계, 향후 10년간 510조 이상 투자 계획
정부, 세제지원 등 통해 'K-반도체 벨트' 구축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삼성전자가 앞으로 10년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총 171조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리고 기업 인수합병(M&A)에도 나선다. 이를 포함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총 510조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반도체 초격차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 등 지원을 확대한다.

삼성전자(005930)는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벨트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공정 연구개발(R&D)·시설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밝힌 133조원보다 투자 금액을 38조원 늘린 것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각국 정부가 미래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공급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시스템반도체 투자 확대는 K-반도체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 2배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M&A를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일본 키오시아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지난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SK하이닉스가 조만간 대형 M&A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날 발표한 투자 계획은 시스템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종합반도체회사(IDM)인 미국 인텔이 파운드리 진출을 선언하는 등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에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으로 화답한다. 정부는 반도체 R&D에 최대 40∼50%, 반도체 시설투자는 최대 10~20% 공제해주기로 했다. 총 1조원 이상의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자금도 만든다.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선 10년간 산업인력 3만6000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부터 소재·부품·장비, 첨단장비,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공급망인 ‘K-반도체 벨트’를 구축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민관이 힘을 모은 K-반도체 전략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거센 파도를 넘어설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시스템 반도체까지 세계 최고가 돼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의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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