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건설을 중단하거나 계획을 백지화한 신규 원전은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대진 1·2호기 등 총 6기다. 이중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재개와 관련한 정치권 발언이 이어지면서 원전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다가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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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시 재개 등 탈원전 정책 전면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1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외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원전을 병행하는 건 세계적 추세”라며 “안전한 원전 기술을 발전시켜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가 국내 원전 산업이 재조명 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화석 연료 발전의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하기 전까지는 원전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어렵다”며 “현재 대선 후보들의 원전 관련 정책도 탈원전에서 거리가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유럽연합(EU)이 지난달 원자력 발전과 관련한 투자를 ‘그린 택소노미’(Green Taxonomy·지속 가능한 금융 녹색 분류체계)에 포함한 점도 원전업계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엔 필리핀 등은 에너지 믹스(발전 방법 조합 방식)에 원자력에너지를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전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환기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투자·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크기가 작고 건설 비용이 저렴하며 안전성이 높아 차세대 원전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모두 SMR 국내 연구·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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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기자재 우선 공급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7월부터 미국 발전사업자 UAMPS(Utah Associated Municipal Power Systems)가 아이다호 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쓰일 기자재 제작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의 SMR 건설을 위한 설계·조달·시공(EPC) 물량 중 일부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2월 캐나다 엘버타주 등과 ‘소형원자로 건설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현대엔지니어링도 SMR 건설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소듐냉각고속로(SFR) 기술을 활용해 소형원자로를 건설할 예정으로, 올해엔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함께 올해 캐나다 현지에 데모 플랜트를 지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대선 후보들이 신한울 3·4호기 건설 가능성을 열어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원전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선 K-택소노미(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고, 관련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등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