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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發 충격…'셀코리아' 나선 외국인, 하루 2.7兆 팔았다

이지현 기자I 2021.05.12 16:44:16

네 마녀의 날 대만 코로나19 재확산 조짐까지
외국인 매도규모 역대 2위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7만원대 터치도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Sell Korea)가 거셌다. 국내 증시에서 2조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역대 2위 기록을 세웠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703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지난 2월 26일(2조8299억원) 기록 이후 최대규모다.

외국인들의 팔자 행진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77포인트(1.49%) 내린 3161.6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반등세를 보이며 3212.83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2% 이상 밀리며 3138.04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주가지수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의 선물과 옵션 총 4가지 파생 상품이 겹치는 ‘네 마녀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외국인 순매도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만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일 기준 대만 내 코로19 신규 확진자 수는 15명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 수다. 대만 정부는 내달 8일까지 100인 이상 실내 모임, 집회금지 등의 조치를 단행하며 재확산 차단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 산업계 셧다운 우려가 커지며 반도체기업 TSMC, 폭스콘의 모회사 혼하이정밀, 미디어텍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5~7%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기술주 대표하는 주가 중 하나였던 TSMC 주가의 급락이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기술주에 대해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과 같은 국내 IT주도 대만의 역풍을 맞아 1.48%, 2.85%씩 하락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외국인이 1조1412억원어치 매도 폭탄에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8만원대가 무너져 7만98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이같은 외국인의 매물 폭탄을 모두 받아낸 것은 개인투자자였다. 개인은 이날 2조9838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전날 역대 4번째 순매수 기록을 세운데 이어 이날은 역대 5번째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개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이 던진걸 1조3172억원어치다 받아내며 ‘8만전자’를 지켜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계속해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의 빌미가 될 이벤트들이 나타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이날 발표될 미국 물가지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면서 13일 증시 상황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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