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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수익·안정…'세 마리 토끼' 다 잡은 기업들(종합)

김정남 기자I 2017.05.30 15:29:31

지난해 全산업 영업이익률, 6년만에 6%대 올라서
매출액 증가율, 3년만에 플러스…'성장성' 좋아져
부채비율·차입금의존 하락…'경영 안정성'도 향상
수익 통해 이자 못 갚는 기업, 여전히 전체의 27%

한국은행이 집계한 외부감사 대상 기업 2만888개의 최근 7년 영업이익률 추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1%로 지난 2010년(6.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이 지난 2010년 이후 6년 만에 6%대로 올라섰다.

수익성 뿐만 아니다. 매출액 등 성장성 지표와 부채비율 등 안정성 지표도 일제히 상승했다.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의 반등을 주도한 산업계의 호실적이 확인된 것이다.

◇성장·수익·안정 ‘동반 상승’

3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기업경영분석 속보치를 보면, 지난해 전(全)산업의 영업이익률은 6.1%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6.7%) 이후 다시 6%대로 복귀한 것이다. 2011년 이후 영업이익률은 매해 5.4%→4.6%→4.6%→4.3%→5.2%의 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말한다. 순수한 영업활동에 대한 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나란히 6%대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대기업의 경우 5.2%에서 6.1%로, 중소기업의 경우 5.3%에서 6.0%로 각각 상승했다.

특히 제조업의 수익성이 큰 폭 향상됐다. 지난해 6.3%로 전년(5.5%) 대비 0.8%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경쟁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6.6%→9.3%)의 영업이익률 반등이 두드러졌다.

건설업 같은 비(非)제조업의 영업이익률도 5.7%로 상승했다. 건설업의 경우 2015년 당시 2.4%에 불과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4.8%로 뛰었다.

성장성도 좋아졌다. 지난해 전산업 매출액증가율은 1.1%로 2013년(0.7%) 이후 3년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2014년과 2015년은 각각 -0.3%, -2.4%에 머물렀었다. 매출액은 기업의 주요 영업활동 등으로 얻는 수익을 말한다. 상품을 팔거나 용역을 제공한데 따른 수입 금액으로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로 꼽힌다.

지난해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1.4%로 여전히 마이너스(-)의 늪이긴 했지만 2015년(-4.2%)보다는 그 폭이 줄었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도 0.1%에서 4.4%로 큰 폭 뛰어올랐다. 특히 건설업 매출이 반등을 이끌었다. 2015년만 해도 0.9%로 부진했지만, 지난해 5.9%로 급등했다. 또 서비스업 중 부동산·임대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42.0% 급증했다. 주택경기가 호조를 보였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경영 안정성이 좋아진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95.1%로 전년(100.6%) 대비 5.5%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74.3%→69.9%)과 비제조업(142.1%→134.6%)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부채비율이 일제히 내렸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경영분석에 있어 기업의 건전성을 나타낸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자본을 확충했기 때문”이라면서 “재무구조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차입금의존도도 내렸다. 지난해 25.4%로 전년(27.1%)보다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가 낮을수록 이자 등 금융비용의 부담이 작아져 안정성이 높아지게 된다.

◇기업 27%, 수익으로 이자 못갚아

기업들이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도 더 좋아졌다. 지난해 기업들의 이자보상비율은 521.9%로 전년(426.4%) 대비 95.5%포인트 뛰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부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럼다고 기업들이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이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곳은 전체의 26.5%나 됐다. 영업활동으로 번 수익을 통해 이자를 채 갚지 못하는 기업이 4곳 중 1곳이 넘는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비율이 0% 이하인 영업적자 기업도 18.0%에 달했다.

한은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기업경영분석은 종합적인 기업의 경영상황을 보여주는 거의 유일한 통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통계는 외부감사 적용대상 기업 2만888개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를테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보다 전체 기업 수도 많고,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다. 기업경영분석 대상 중 중소기업 비중은 30%에 육박하고 있다. 상장기업 조사는 대기업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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