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카페·홈쇼핑·밀키트"…생존 위해 부업으로 버티는 LCC

신민준 기자I 2021.12.23 17:36:12

제주항공, 기내식 카페 운영 2개월 더…화물사업도 확대
에어서울, 기내 홈쇼핑 운영…에어부산, 밀키트 판매
"자본잠식 사태 재연 우려"…고용지원 기간 연장 목소리도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기내식 카페와 기내 홈쇼핑 운영, 밀키트 출시 등 부업에 주력하고 있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확대 등으로 기대했던 여객 수요 회복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LCC들은 고육지책으로 부업까지 하며 버티고 있지만, 여객 수요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자본잠식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항공 여행맛 카페 3호점. (사진=제주항공)
승무원 체험 프로그램에 블록 완구 판매도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기내식 카페 ‘여행의 행복을 맛보다’(여행맛) 3호점(김포공항점)을 내년 1월 중순까지 연장해 운영키로 했다. 당초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운영하려던 것을 2개월가량 연장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AK&홍대에 여행맛 1호점을 낸 뒤 지난 8월 AK플라자 분당점에 2호점을 열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화물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일부터 제주~대구 노선에서 하루 1편씩 제주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수송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제주~대구 노선 화물수송은 제주~김포 노선에 이어 두 번째다. 화물 품목은 의류 등 공산품이 대부분이다.

에어서울은 최근 커피빈코리아와 협업해 서울 광화문에 에어서울 커피빈 라운지를 열었다. 실제 기내에서 사용하는 비행기 좌석을 그대로 옮겨 놓은 이곳에서는 에어서울 취항지 영상을 감상하거나 여행지 책자 등을 보며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에어서울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기내에서 홈쇼핑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어서울은 NS홈쇼핑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선 항공기에 NS홈쇼핑 쇼핑북을 비치해 기내에서 상품을 주문한 뒤 원하는 곳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티웨이항공은 객실 승무원 체험프로그램 크루 클래스를 진행 중이다. 티웨이항공 자체 훈련센터에서 비상탈출 등 기내 비상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또 쿠팡을 통해 잡채 불고기덮밥과 베이컨 토마토 스파게티 등 기내식을 판매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블록완구 제조업체 옥스퍼드와 협업해 만든 블록을 판매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밀키트 제조업체 푸드어셈블, 본전돼지국밥과 손잡고 만든 돼지국밥·순대국밥 밀키트도 선보였다.

“내년에도 여객 수요 회복 어려울 듯”

LCC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이전 LCC 국제선 여객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달했다. 내년에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자본잠식(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이 마이너스가 되는 것) 상황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진에어는 완전자본잠식,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부분자본잠식 상태였다. LCC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 자본잠식 문제를 해소했다. 유상증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위드코로나와 트래블버블 등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여객 수요 회복 기대감이 꺾였다”며 “내년에도 여객 수요 회복은 어려울 듯해 암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업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2년으로 제한돼 있는 고용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