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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연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연구 시작할 것”

김형욱 기자I 2019.04.09 14:35:36

관계부처 대국민 담화문 발표
“양돈농가 노력 가장 중요…별도 방역 매뉴얼 작성”
“북한 당국에도 우리 의견 전달 후 협조 요청할 것”

이개호(오른쪽)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 10개 부처 합동 담화문 브리핑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연내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을 백신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개호 장관은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방역을 위한 10개 관계부처 합동 담화문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한 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90% 이상이고 구제역과 달리 감염을 막을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이다. 원래 유럽,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발생했으나 지난해 8월 이후 중국과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권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죽은 바이러스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공항·항만에서의 국경 검역 과정에서 햄, 소시지, 순대 같은 여행객의 돼지 가공품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14차례 검출됐다. 국내 검출 사례는 모두 감염 가능성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였으나 최근 일본 국경 검역 과정에선 생바이러스가 나왔다는 현지 보도도 있었다.

이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없는 상태인데다 아시아 발생 사례가 없어 지난해까지는 중국, 일본에서도 백신 개발을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아시아권에서 광범위하게 발생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연내 바이러스를 도입해 연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유입 상황을 가정한 매뉴얼도 만든다. 이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아직 국내 발생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또 다른 가축전염병인) 구제역 매뉴얼을 적용해 왔으나 유입 우려가 커진 만큼 이에 대한 방역 매뉴얼도 별도로 만들겠다”며 “중국 등 주변국의 대처 상황도 참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유입 경우의 수로 △오염 돼지고기 반입 △생 바이러스가 있는 돼지고기 가공품 반입 △감염 중국 멧돼지의 북한 통한 유입 3가지를 꼽고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선 아직 발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우려가 크다는 얘기가 있다”며 “직접 차단 방역을 하는 건 이르다고 보지만 상호 협조할 부분에 대해선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의 협조로 북한 접경지역 민가에 야생 멧돼지가 유입하지 않도록 조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중 공항·항만 등 국경 동물검역소 배치 인력도 탐지견 운용 인력을 중심으로 올 연말까지 현 25명에서 38명(식물 검역 포함)으로 늘릴 계획이다. 채용 절차를 거치면 7월께 실제 증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장관은 “제일 중요한 것은 돼지 사육농가의 차단방역 노력”이라며 “가축방역 관련 예산을 효과적으로 편성해 농가 지도에 필요한 예산을 차질 없이 투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담화문에서 여행객의 해외 축산물 반입 금지를 재차 강조했다. 해외 축산물 반입은 위반 횟수에 따라 10만~100만원이 부과되는 엄연한 불법이지만 이를 잘 알지 못하거나 큰 문제가 없으리란 생각에 반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과태료를 30만~500만원으로 3~5배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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