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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 사장 "배터리로 승부수, 2025년 세계점유율 30% 목표"

남궁민관 기자I 2017.05.30 15:22:35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30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진행된 CEO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여태까지 연습게임이었고 이제부터 본 게임이 시작될 것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이 지속성장을 위한 ‘딥체인지 2.0’을 선언하고, 핵심 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지목했다.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패스트팔로어의 역할을 자처하며 조용한 행보를 보여온 SK이노베이션은 향후 공격적인 태도로 글로벌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화학 사업의 영역 확대도 또 다른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딥체인지는 최태원 회장이 성장 정체에 빠진 그룹 및 각 사 단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위한 경영전략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30일 서울 종로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을 지난해 말 기준 1.1GWh(기가와트시) 수준에서 2020년에는 10GWh로 늘릴 것”이라며 “전세계 점유율은 2020년 10%, 2025년 30%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1.1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며 현재 짓고 있는 서산 제2공장이 완공되면 생산규모는 3.9GWh로 늘어난다. 연내 유럽에도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노동력이 좋고 인건비가 싼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을 공장부지로 물색중이다.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25GWh 수준에서 2020년 110GWh, 2025년에는 최소 350GWh에서 많게는 1000GWh로 초고속 성장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배터리 성능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몇몇 업체들의 과점상태로 시장은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연구개발(R&D) 설비투자를 국내외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모빌리티 사업 등 연계와 확장이 가능한 추가 사업들에 대한 스터디도 지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기술경쟁력은 업계 내 우위에 올랐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윤예선 B&I사업대표는 “그동안 우리가 패스트팔로어 입장을 취해서 우리의 기술력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핵심기술을 놓고 경쟁했을 때 경쟁업체들에 절대 지지 않는다”며 “그동안 수주를 통해 자동차 회사들의 필요성을 맞추는 과정에서 에너지밀도, 수명, 안전성 등 기술개발을 이뤄냈다”고 힘줘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까지 한번 충전으로 500㎞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2020년 초까지 700㎞까지 갈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또 다른 지속성장의 축으로 화학사업 확대를 꼽았다. 김 사장은 “화학은 기존 베이직 케미칼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성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대표적인 것이 패키징(포장재)과 오토모티브(자동차) 분야로, 현재 다수의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고부가가치 패키징 분야의 기술과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다우케미칼의 EAA사업 인수를 진행 중에 있다.

글로벌 시장 중에는 중국을 주목했다. 그는 “중국에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것 뿐 아니라 마케팅 역량을 넓힐 수 있는 법인을 설립해 제2의 SK종합화학을 만든다는 전략”이라며 “일관성있는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10위권의 화학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배터리와 화학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투자자금 확보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이뤄졌다. 김 사장은 “2014년말 8조원에 육박했던 순차입금을 지난해 9000억원으로 획기적으로 낮췄다”며 “자체적으로 자금을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확보됐고, 2020년까지 10조원 이상의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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