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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의 봄 왔다’…빅3, 13년만 동반 흑자 가능성

김성진 기자I 2024.04.08 16:56:17

올해 1분기 조선 3사 모두 흑자 예상
지난 2011년 마지막 동반 흑자 달성
환경규제·선박교체 맞물린 호황 전망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10년 넘게 이어졌던 장기 침체의 터널을 겨우 빠져나온 국내 빅3 조선사들(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이 실적을 빠르게 개선하며 올해 동반 흑자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이 마지막이다. 이들 업체가 올해 모두 흑자를 낼 경우 무려 13년 만에 대기록을 쓰는 것이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올 1분기 모두 흑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의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415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이 점쳐진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196억원에서 840억원으로 3배 넘게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한화오션 역시 628억원 적자에서 179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연간으로 따져도 조선 3사 모두 흑자 달성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홀로 적자를 냈던 한화오션이 올 1분기부터 빠르게 흑자 전환을 예고하면서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10년이 넘는 오랜 불황 동안 대규모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동반 좀체 동반 흑자를 내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었고,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무려 8년 연속 적자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그 사이 적자와 흑자를 반복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내 조선 3사가 호실적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3~4년치 일감을 쌓아놓은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은 약 67조원, 삼성중공업은 28조원, 한화오션은 26조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이는 각사 1년 매출의 3~4배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행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조선사의 선박 수주액은 작년 1분기보다 41.4% 늘어난 136억달러(약 18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126억달러(8.6% 증가) 수주에 그친 중국에 앞선 세계 1위다. 한국 조선이 선박 수주 1위에 오른 건 2021년 4분기 이후 3년 만이다.

국내 조선사들의 이 같은 수주 경쟁력 향상 배경에는 친환경 선박 제조 능력도 자리한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 등의 환경규제가 강화로 친환경 추진선의 교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경쟁국 대비 친환경 선박 제조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발주된 선박들의 수명이 다해가며 대규모 선박 교체 시기가 도래한 것도 조선업 호황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선박 수명은 25년 정도로 보는데, 2000년대 초중반 대규모로 건조된 선박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당분간은 업황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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