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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저격한 北 “南태도에 달려”…남북관계 여지 뒀나

김미경 기자I 2020.06.25 15:42:16

군사행동 제동 공개 반나절여만
‘완전 철회’ 발언 신속 반응
“실언 탓, 보류가 재고될 수도”
남측행동 따라 도발 가능성 경고
北전형적 양면술 압박 분석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예고했던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하면서 20일간 지속됐던 북한의 대남 때리기 공세가 잠시 멈춰섰다. 특히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25일 전날 저녁 정경두 국방장관을 겨냥해 “실언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도, 우리 정부의 향후 대응에 따라 “남북관계 전망을 점쳐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언급해 주목된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남북관계에 여지를 둔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전형적인 북한의 ‘강온 이중전술’로 냉각기류가 걷히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정 장관을 향해 “도가 넘는 실언을 한데 대해 매우 경박한 처사였다는 것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사진=뉴스1).
정 장관이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재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다고 했는데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한 경고성 반응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자중이 위기 극복의 열쇠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우리의 보류가 재고로 될 때에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도 “남조선 당국의 차후 태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 북남관계 전망에 대해 점쳐볼 수 있는 시점”이라며 남측이 자극할 경우 다시 긴장 국면을 조성할 수 있다는 강온양면의 메시지를 냈다.

김 부위원장의 담화는 정 장관의 발언 뒤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나왔다. 신속 대응했다는 평가다. 향후 상황에 따라 여차하면 군사행동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은 2017년에도 긴장 고조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이를 누그러뜨리는 발언을 했다가 다시 무력행동에 나선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과 북한의 괌 포위사격 응수로 북미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발언한지 보름만에 IRBM(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일이 있다.

특히 한미가 8월께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연합훈련이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남북 간 냉각기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정부의 대북정책 진정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잠시 보류라는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성급하게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남북관계에 여지를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남측의 대북전단 금지 입법 등 관계 개선 노력을 지켜보면서 물밑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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