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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대 IT공룡 전자상거래서 맞붙는다(상보)

김대웅 기자I 2016.08.23 16:17:46

텐센트, 업계 2위 징둥닷컴 최대주주 등극
MS 58%의 절대강자 알리바바와 대격돌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의 양대 IT기업이자 라이벌인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격돌한다. 업계 2위 징둥닷컴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텐센트가 이 분야 절대 강자 알리바바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입지를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는 텐센트가 알리바바의 주력 분야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중국언론들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 19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징둥 창업자인 류창둥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지난 12∼17일 자회사인 황허투자를 통해 징둥 미국주식예탁증권(ADS) 802만주를 매입, 지분율을 21.25%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지분 18.2%를 보유한 류 회장은 2대주주로 밀려났다. 다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류 회장의 지분이 80.9%에 달해 경영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텐센트의 행보는 중국 인터넷업계의 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다. 게임과 SNS 중심인 텐센트는 최근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전자상거래에도 관심을 높여왔다. 그러던 중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알리바바와의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위챗과 QQ 등 중국 최대 메신저를 보유한 텐센트가 징둥의 힘을 빌어 알리바바를 맹추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98년 중국 베이징에서 전자제품 판매사업으로 시작해 2014년 5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징둥은 지난해 4630억위안(약 80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짝퉁의 온상’이라 불리는 알리바바와 달리 엄격한 정품 판매 보장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알리바바가 58%, 징둥이 23%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알리바바를 겨냥한 텐센트와 징둥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다 유저를 보유한 텐센트의 모바일 플랫폼과 징둥의 쇼핑몰이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 제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텐센트는 알리바바가 주름잡고 있는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입지를 넓혀가며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다. 텐센트의 모바일결제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만 해도 11%에 그쳤지만 지난해 20%로 9%포인트 상승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여전히 모바일결제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알리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82%에서 68%로 추락했다. 알리바바가 텐센트의 도전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다만 텐센트와 징둥이 손을 잡았다 해도 당분간 알리바바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분야에서 알리바바의 영향력이 워낙 막강해 고객들이 쉽게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텐센트와 징둥이 시너지를 낸다 해도 약간의 점유율을 좁히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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