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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입원감정 시작..신동주 내외 병원서 맞아(종합)

최은영 기자I 2016.05.16 15:52:21

16일 '성년후견인' 정신감정 위해 서울대병원 입원

롯데그룹 창업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16일 오후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 관련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들어서고 있다.(사진=김태현 기자)
[이데일리 최은영 김태현 임현영 기자]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성년후견인 지정과 관련한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16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장남인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 씨가 병원에서 부친인 신 총괄회장을 맞았다. 하지만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신동주 내외는 이날 오후 12시50분께 서울대병원에 먼저 도착해 부친이 입원해 감정을 받을 12층 특실병동에 머물렀다. 신 총괄회장은 같은 날 오후 3시께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롯데호텔을 빠져나와 병원으로 향했다.

95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1차 심리 때와 마찬가지로 지팡이를 짚은 채 두 발로 걸어서 차로 이동했다. 신 총괄회장은 호텔 엘레베이터에서 자가용까지 걷는 도중 자신의 동선을 막는 기자들을 상대로 지팡이로 “비켜, 비켜”라고 읊조리며 동선을 확보했을 뿐 쏟아지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후 병원에 도착한 뒤에는 휠체어에 앉아 병실로 향했다.

신 총괄회장은 앞으로 약 2주 정도 입원해 정밀 검사를 받는다. 의료진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법원은 신 총괄회장에게 대리인 성격인 ‘성년후견인’이 필요한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입원 감정에 2주, 병원이 이를 토대로 정신 상태를 최종 감정하는데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라며 “통상적으로는 입원 감정부터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4~6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성년후견인 심리는 지난해 12월28일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10남매 중 8번째) 신정숙(78) 씨가 “오빠의 정신 건강을 정상으로 볼 수 없다”며 신 총괄회장의 의사 결정 대리인에 해당하는 성년후견인을 지정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며 시작됐다.

지난 2월3일 첫 번째 심리에서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직접 심문’이 이뤄졌고 당시 법원은 “입원 감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3월9일 열린 2차 심리에서는 정신 감정을 진행할 의료기관과 구체적인 감정 방법·기간·면회 가능한 사람의 범위 등을 논의됐다. 신 총괄회장은 이에 따라 지난 달 말 정신감정을 위해 입원해야 했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거부 의지가 강하다는 이유로 입원을 연기한 바 있다.

이번 성년후견인 심리는 작년 하반기 재계를 뜨겁게 달궜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달려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들 형제는 부친인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과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 성년후견인 심리 가운데 이번 입원 감정은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기회인 동시에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지하고 있으며 판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신동빈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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