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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은 18일 의원총회를 열어 안철수계를 비롯한 비례대표 의원 9명의 셀프 제명을 의결했다. 사실상 셀프 제명을 허락한 호남 지역구 의원들은 현 상황에 대한 착잡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박주선 의원은 “무리한 통합 결과 우리당이 반쪽이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다”며 “유승민계라고 하는 바른정당 출신들이 정체성을 시비 걸며 탈당했고, 심지어 이 당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안철수마저 당을 박차고 나섰다”고 회고했다.
김동철 의원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정치는 국민보다 반 발자국만 앞서가야 한다’고 했다”며 “바른미래당은 국민보다 열 발자국, 백 발자국 앞서가려 하다 파국을 맞았다”고 통탄했다. 주승용 의원도 “헌정사에 없던 이런 일(셀프 제명)을 우리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것에 자괴감을 느끼며 ‘지도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느낀다”면서 “국민의당(바른미래당)이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오늘 스스로 붕괴하는 모습을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 의원 모두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기대했다.
이날 의원총회에 참여한 의원은 재적 17명 중 제명 요건 3분의 2를 넘는 13명이다. 제명의결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무소속 상태가 된 이동섭·이태규·신용현·김삼화·김수민 의원 등은 국민의당을 향한다. 김중로 의원은 미래통합당행을 타진한다. 이밖에 최도자·임재훈·이상돈 의원은 호남 3당 교섭단체인 민주통합의원모임에서 일단 활동한다.
한편, 채이배·장정숙·박주현(이상 민주통합의원모임 소속)·박선숙 의원은 등 의총에 미참석한 비례대표들은 제명 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잔류한 호남 지역구 의원과 채이배·장정숙·박주현 의원 등은 손 대표 거취 표명의 지렛대로 쓰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