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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AUM) 약 19조원을 굴리는 행정공제회 실무 담당자들은 이번 주부터 약 2주간 투자자산 점검 차원에서 미국으로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해 대체투자 부문 비중만 13조8206억원을 차지한 행정공제회의 올해 실물자산 비중은 34.8% 수준이다. 행정공제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3년간 끊겼던 해외 출장 여건이 마련되면서 현지실사도 앞으로 화상보다는 현장에 직접 방문하는 일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중장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5년 내에 대체투자 비중을 3분의 1 수준까지 늘리려는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도 해외 출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대체투자 영역에서 18.5%의 평잔수익률을 기록한 공무원연금은 다음 달 이탈리아 현장실사를 시작으로 부동산 투자를 위해 현지 답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마찬가지로 국내외 대체투자 비중이 19.7%를 차지하는 사학연금도 올해 하반기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 있는 운용사 실사를 위해 해외 출장을 준비 중이다. 이들 연기금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화상 위주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해외 출장 절차가 간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장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자본시장에서 가장 ‘큰손’이자 지난해 말 기준 948조7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도 실무진들이 다음 달 미국 출장에 나서면서 투자 기회 발굴 등 대체투자 딜소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코로나19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해외 출장에 여전히 신중한 공제회들도 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코로나19는 질병이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아직 출장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며 “그동안 화상 방식을 통해 블라인드 펀드 투자를 하고 국내외 운용사에 출자한 만큼 당분간도 비슷하게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해외에 직접 갈 수 있을 때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은 과거에 국내 기관과의 거래를 진행해 간접적으로 실체가 확인되는 곳들에만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등 방역규제가 사라지면서 코로나19로 블라인드 펀드 등에 한정됐던 투자 방식도 차츰 다양해질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도 해외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졌지만 그동안 해외 출장이 어렵다보니 블라인드 딜 위주로 하는 추세였다”면서 “지금 금리가 많이 오르고 자산 가격이 뛰었어도 프로젝트 실사가 가능하니까 프로젝트 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