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튀르키예 지진 사망자 9000명 육박…속절없이 흘러가는 골든타임

박종화 기자I 2023.02.08 16:23:53

여진·악천후 겹치며 구조작업 지연 돼
내전 겹친 시리아선 상황 더 심각할 수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알려진 사망자 수만 9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생존자 구출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도 있다.
지진으로 황폐화된 시리아 반군 장악 지역.(사진=AFP)
현지 재난당국에 따르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기준 총 8764명이다. 튀르키예에서 6234명, 시리아에서 2530명이 사망했다. 부상자 수는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는 정부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어서 실제 피해는 더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

튀르키예 정부는 생존자 구조와 희생자 수습을 위한 인력을 6만여명으로 늘렸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 영국 등 65개국에서 파견한 구조 인력도 속속 튀르키예로 도착하고 있다.

구조 여건은 열악하다.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되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구조 인력이나 장비가 제때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피해를 크게 입은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도 지진 발생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나마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도 장비가 부족해 손으로 잔해를 들어내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눈비가 이어지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구조 상황은 더 악화했다. 지진으로 집을 잃었다는 튀르키예인 무랏 알리낙은 “여기엔 구조대가 한 명도 없다”며 “우리는 집도 아무것도 없이 눈속에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알 자지라는 “극한의 날씨와 전기·식량·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잔해 안에는 수십명이 있을 수 있고 그 중 일부는 아직 살아 있다”고 튀르키예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구조 전문가인 로디 코루아는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1~3일이 생명을 구할 수 있든 골든타임”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시리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러잖아도 시리아 북부는 2011년부터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황폐화한 상황이었다. 시리아 정부는 해외 구호단체가 정부를 통하지 않고 반군 지역 이재민을 직접 지원하는 걸 금지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는 민간인 학살을 이유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에 직접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선 정부에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1999년 북서부 지역에 대지진이 일어나자 튀르키예 정부는 지진세를 도입했다. 한 가지안테프 주민은 “1999년 이후 정부가 모은 우리 세금은 어디로 갔느냐”고 AFP에 말했다.

튀르키예 강진

- 세계은행 "튀르키예 지진 시리아 피해 6.6조원…경제 타격 극심" - 세계은행 "튀르키예 지진 피해 45조원..복구액 2~3배 예상" - “튀르키예軍, 이라크 내 쿠르드 연계 조직 드론 공격…3명 사망”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