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삼성, 오너 사법리스크에 연말 인사 '오리무중'

신민준 기자I 2020.11.30 15:44:08

이재용, 재판만 이달들어 세번째…다음달 7일 또 재판
내년 1월 14일 불법 경영 승계 의혹 두번째 재판 예정
다음 해로 인사 넘길 듯…일각선 조직 안정화로 다음 달 초 예상
이재용, 회장 승진 여부 관건…그룹 아닌 전자 회장 가능성

[이데일리 신민준·배진솔 기자] LG그룹이 4대 그룹 중 첫 연말 정기(2021년도)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재계 1위인 삼성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불법 경영 승계 의혹 재판 등 오너 관련 사법리스크가 길어지면서 삼성 인사는 오리무중이다. 국정농단 재판이 한창 진행됐던 지난해와 같이 다음 해로 인사가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농단·불법 경영 승계 의혹 재판 동시에

서울고법 형사 1부(재판장 정준영)는 30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7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으로 지난 9일과 23일에 이어 이달에만 3번째 법원에 출석했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은 특검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으로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다가 지난달 26일 재개됐다. 당시 이 부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재판에 출석하지 못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다음 달 7일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지난 9월 검찰의 기소 결정으로 지난달 22일 공판준비기일로 시작된 불법 경영 승계 의혹 관련 재판은 내년 1월14일 두 번째 공판 준비기일이 예정돼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 일정이 잇따르면서 삼성의 인사 시기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애초 12월 초순에 이뤄졌던 정기 임원 인사가 해를 넘길 수 있다.

삼성은 2015년까지 주로 12월 초에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2016년에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인사가 다음 해 상반기로 미뤄졌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한창 진행됐던 지난해에도 다시 해를 넘겨 올해 1월 20일에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고 이 회장 별세 후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12월 초에 인사가 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국정농단 사태로 물러난 등기이사 복귀도 관건

이번 인사의 최대 관심사는 이 부회장의 그룹 회장 승진 여부다. 특히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달 26일 별세하면서 이 부회장의 승진 여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그룹 회장을 원치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 부회장은 2017년 12월 27일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특검 측의 심문을 받으면서 “앞으로 삼성그룹에 회장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고 이 회장이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 회장이 맡았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는 등 실질적인 후계자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인 총수 자리에 오른 만큼 회장직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4대 그룹 중 재계 1위인 삼성의 오너가 유일한 부회장 직급으로 남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그룹 회장직은 아니더라도 삼성전자 회장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도 관건이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2월 법정구속 후 2019년 10월 3년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이번 인사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오너 사법리스크에 더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국·중국 무역 전쟁 등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아무 것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