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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면 좀 유치해보이지만 이데올로기 이슈가 없는 맥가이버의 어린이판이다. EBS 글로벌사업부 남한길 PD 는“‘령리한 너구리’는 너구리,곰, 야옹이가 나와 갈등을 겪는데 이를 어린이들 스스로 과학원리로 해결하는 내용”이라며 “당시 남한 방송사들이 샀던 것은 이데일로기가 없는 내용때문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에따라 EBS는 남북경협 시대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애니메이션을 미래 지향적 콘텐츠 모델로 남북이 함께 제작하는 걸 추진 중이다.
남한길 PD가 북한과 애니메이션 분야 협력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그들의 우수한 능력과 저렴한 인건비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1980년대, 1990년대만 해도 심슨가족 극장판 애니메이션 하청 제작을 북한이 해왔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이 있다”며 “북한에서 애니메이션은 정식예술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한다. 그래서 EBS가 수입했던 이탈리아 애니메이션 크레딧에도 북한 하청 작품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뽀로로의 선배 ‘딩가’..뽀로로의 후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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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0년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이 평양에 ADSL(초고속인터넷) 임가공공장을 지으면서 북한 삼천리기술회사와 애 니메이션 협력을 추진했다. 원래는 2002년 월드컵에서 남북단일팀이 일본을 물리친다는 내용으로 하려 했는데 북측이 반대해 1분짜리 코믹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인터넷을 통해 유통했다. 이 작품이 없었다면 뽀로로는 나오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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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PD는 “애니메이션 제작비의 대부분은 인건비인데 그래서 중국이나 베트남, 인니에 하청을 많이 주지만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하지만 뽀로로는 하나로통신을 대북창구로 북측의 삼천리기술회사와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그는 “결과적으로는 뽀로로 제작비가 많이 들었다”며 “이를테면 손 움직임의 프레임을 둘만큼 늦게 하자는 의견이 있으면 편지를 써서 북측 민경련 사무실에 보매년 이를 CD로 구워 평양에 보내는 등 이 절차만 5일에서 1주일이 걸렸다. 결과적으로는 시즌 1에서 22편을 북측에서 제작했는데 손을 안 댄 곳이 5편 정도 밖에 없었다. 퀄러티의 아쉬움이 아니라 의사소통 과정의 답답함이 문제였다. 앞으로는 함께 일하는 공간이 제공돼 이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자리에 모일 수 없다면 콘텐츠 교류는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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