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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례 깨고 北 SLBM 정보 공개한 대통령실[현장에서]

김관용 기자I 2022.09.27 17:15:16

尹대통령, 순방 귀국길서 안보상황점검회의
언론에 北 SLBM 도발 징후 이례적 언급
순방 논란 무마하려는 정치적 의도 해석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24일 아침 대통령실 발(發) 뉴스가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공군 1호기 내에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북한의 도발 징후와 동태를 파악했다고 공개한 것이다.

대통령실이 북한군 동향을 선제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해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한미 감시정찰자산의 능력과 범위 등이 노출될 수 있어서다. 감시·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만 할 뿐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한 정보를 보고받고 SLBM 발사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에 공개했다. 1호기 안보상황점검회의 모습이 담긴 사진까지 함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 국제공항 공군1호기에서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기 앞서 참모들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군 당국은 SLBM 관련 시설이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 뿐만 아니라 여러 미사일 관련 시설 동향도 보고했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은 상대적으로 더 위협적인 미사일인 SLBM을 콕 집어 언급했다.

그 다음날 북한은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이 역시 군은 사전에 파악하고 탐지·추적했다.

이 때문에 영국 여왕 조문 논란부터 ‘막말’로 점철된 윤 대통령의 순방 평가를 무마하기 위한 카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27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과잉해석’이고 순방 성과와 북한 SLBM 발사 징후를 연결하는 것 자체가 격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주말 아침 ‘친절한’ 군사비밀 공개는 군 정보를 정치적 의도를 갖고 활용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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