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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전세계 PC의 80%, 서버의 90%, 반도체의 60%를 조립·생산하며 세계의 IT기기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IT업체들이 매월 발표하는 매출은 IT 경기를 점치는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IT기기가 공장에서 출하된 뒤 상품이 실제로 매장에 도착할 때까지 약 3개월 앞의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와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은 지난달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15.4%, 21% 감소했다. 반도체업체 남아과기는 D램 가격 하락으로 매출이 68.1%나 급감했다. 대만 디스플레이업체 AUO와 이노락스도 지난달 매출이 각각 31.6%, 26.8% 쪼그라들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호황이었던 PC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만 IT 매출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한 5690만대였다. 대만 기업이 위탁생산하는 애플의 PC가 40.5% 감소해 낙폭이 가장 컸다. PC 출하량이 줄어들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수요도 감소한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TSMC는 올 2분기와 3분기도 실적 부진을 예고, 연간 실적이 4년 만에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아과기 역시 D램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IT 수요 회복은)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제조사들이 적지 않다”며 “IT 경기는 향후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에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